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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리그 공인구 '아디다스' 교체...월드컵 때문에?
    카테고리 없음 2012. 2. 28. 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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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프로축구연맹은 28일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아디다스와 후원 계약을 체결했다.

     

    아디다스는 향후 3년간 K리그 공인구를 제공하고 유소년 축구 캠프와 고교 리그 후원 등 K리그에 다양한 지원을 펼치게 된다.

     

    아디다스는 이날 후원 계약 체결식에서 올 시즌 K리그에서 사용할 공인구 '탱고 12'를 공개했다.

     

    오는 6월 폴란드와 우크라이나에서 개최되는 유로 2012에서도 사용될 '탱고 12'는 시원한 느낌의 화이트-블루 컬러로 제작됐으며 탄성이 좋고 가벼운 것이 특징이다.

     

    안정적인 슈팅이 될 수 있도록 패널들을 혁신적인 고열 접합 방식으로 강력하게 결합시켰으며 패널 표면의 미세 특수 돌기 구조는 환상적인 그립감을 제공해 어떤 환경에서도 공을 완벽하게 컨트롤 할 수 있도록 해 준다는 것이 아디다스 측의 설명이다.


    지난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에서 대표팀 주전 골키퍼로 활약했고 현재도 주전의 자리를 지키고 있는 정성룡(수원)은 탱고12에 대해 "슈팅 시 볼의 변화가 심하고 가속이 붙어 공격수에게 유리한 반면 골키퍼에는 불리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탱고 12를 사용해 본 수원 삼성의 서정원 수석코치 역시 "탄성이 뛰어나고 가벼워 공격수들에게 유리한 공"이라며 "빠른 축구와 세트피스 부분에서 많은 골이 나와 재미있는 시즌이 될 것 같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그런데 여기서 잠깐 짚고 넘어갈 부분이 있다.

     

    대한축구협회의 공식 메인 스폰서가 아디다스의 경쟁사인 나이키로서 나이키가 최근 축구협회와 8년이라는 장기계약을 체결한 사실과 K리그가 작년까지 나이키에서 제작한 공인구를 사용해왔다는 점을 떠올려 볼 때 K리그가 올해부터 향후 3년간 아디다스의 공인구를 사용하기로 했다는 점은 분명 생뚱맞은구석이 있어 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이 대목에서 주목할 부분은 수원의 미드필더 오범석의 언급이다. 그는 K리그에서 아디다스에서 제작한 공인구를 사용하게 된데 대해 "K리그와 국제대회에서 모두 아디다스 공을 사용하게 돼 이전보다 훨씬 경쟁력을 가지게 됐다"고 말했다.

     

    여기서 오범석이 말한 국제대회가운데 가장 중요한 대회는 아무래도 월드컵일 것이다.

     

    결국 K리그가 올해부터 3년간 아디다스의 공인구를 사용하기로 결정한 배경에 2014 브라질 월드컵이 있는 것이 아니냐는 추측을 해 볼 수도 있다는 말이다.

     

    2010 남아공 월드컵을 5개월여쯤 앞둔 2010 1월 당시 허정무 감독이 이끌던 대표팀은 남아공 현지에서 잠비아 대표팀과 평가전을 가졌고, 그 경기에서 2-4로 졌다.

     

    경기 직후 허정무 감독은 "선수들이 상당히 힘들어했다. 갑자기 비가 내리면서 중심을 못햇고 고지대 적응도 상당히 떨어졌다. 점점 좋아질 것이다. 체력이 뛰어난 선수들도 힘들어했다. 패스와 킥의 강약을 못 맞추고 따라가질 못했다. 볼의 회전도 풀렸다. 오늘 경기에서 전술, 전략은 무의미했다.”고 밝혀 월드컵 공인구 적응에 애를 먹었음을 토로한 바 있다.

     

    2010 남아공월드컵 공인구는 현재까지도 그 '악명'이 전해져 내려오는 자블라니.

     

     

    자블라니가 처음 공개됐을 때 선수들의 반응은 이번에 공개된 탱고12에 대한 반응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탄성이 강하고 가벼운 자블라니가 공격수에게 유리하고 골키퍼에게 불리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때문에 자블라니의 제작사인 아디다스는 자블라니가 남아공 월드컵에서 득점율을 높여줄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고, 실제로 자블라니를 접해 본 세계 각국의 주요 골키퍼들 역시 자블라니에 대해 '끔찍하다'는 표현으로 다루기 어려운 공이라는 불만을 표출한바 있다.

     

    하지만 자블라니는 골키퍼들에게도 재앙이었지만 공격수들에게도 만만치 않은 상대였다. 탄성이 강하고 가볍다 보니 정교한 스핀킥을 구사하는데 어려움이 크고 패스와 슈팅 강도를 조절하는데 상당한 어려움을 겪었던 것.

     

    이 때문에 허정무 감독은 한국프로축구연맹에 2010 시즌에 한해 한시적으로 자블라니를 K리그 공인구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요청을 하기도 했다.

     

    그는 당시 한 인터뷰에서 “K리그에서는 자블라니가 아닌 다른 볼을 쓴다. 월드컵은 국가를 대표하는 이벤트다. 스폰서 문제가 걸려있지만 월드컵 전까지는 양해를 받고 모든 팀이 자블라니로 K리그를 치렀으면 한다"고 요청했고, 남아공 현지 적응훈련을 마친 뒤 귀국한 이후에도 기자간담회에서 무리한 요구는 안되지만 자블라니 적응을 위해서라도 프로축구연맹이 스폰서의 양해를 구해 월드컵 전까지 두 달여 동안이라도 K리그에서 사용해줬으면 한다"고 거듭 K리그에서의 자블라니 사용을 요청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허정무 감독의 요청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다행히도 2010 남아공 월드컵에서 한국대표팀은 한국 축구 사상 처음으로 원정 월드컵 16강을 이뤄냈고, ‘자블라니 때문에…’라는 말은 어디에서도 나오지 않았지만 만약 16강 진출에 실패했다면 어디서고 자블라니 때문에…’라는 말이 나올 가능성은 충분했다.

     

    그런 맥락에서 보면 프로축구연맹이 상급단체인 축구협회의 메인 스폰서와 다른 브랜드이면서 주요 국제대회에 공인구를 공급하고 있는 아디다스의 공을 K리그의 공인구로 사용하기로 결정한 것은 한국 축구와 K리그의 국제 경쟁력 향상을 위해 긍정적인 결정을 내린 것으로 평가할 수 있을 듯하다.

     

    특히 2014년 브라질 월드컵 출전을 꿈꾸고 있는 K리거들에게 무엇보다 도움이 되는 결정이라고 보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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