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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샤라포바와 아자렌카가 만났을때 '동병상련'? '역지사지'?
    카테고리 없음 2012. 1. 27.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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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테니스 요정' 마리아 샤라포바(세계랭킹 4위, 러시아)가 시즌 첫 그랜드슬램 대회인 호주오픈 결승에 진출했다.  

    샤라포바는 26일 호주 멜버른 로드 레이버 아레나에서 열린 '2012 호주오픈 테니스 대회' 여자 단식 준결승전에서 크비토바를 2-1(6-2, 3-6, 6-4)로 제압하고 결승전에 진출, 지난 2008년 이 대회 이후 4년 만에 다시 호주오픈 타이틀을 노릴 수 있게 됐다.

    샤라포바가 이번 결승에서 승리할 경우 2004년 윔블던, 2006년 US오픈, 2008년 호주오픈에 이어 생애 네 번째 글랜드슬램대회 타이틀을 거머쥐게 된다.  

    샤라포바의 결승전 상대는 같은 날 '디펜딩 챔피언' 
    킴 클리스터스(세계랭킹 14위, 벨기에)를 2-1(6-4, 1-6, 6-3)로 꺾고 생애 처음으로 그랜드슬램 대회 결승에 진출한 빅토리아 아자렌카(세계랭킹 3위·벨라루스). 

    클리스터스가 앞선 8강전에서 세계랭킹 1위 캐롤라인 워즈니아키(덴마크)를 물리치고 4강에 진출했다는 점에서 아자렌카는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와 전대회 챔피언을 동시에 물리친 것이나 진배 없는 성과를 거둔 셈이다.   아자렌카의 메이저대회 최고 성적은 지난해 윔블던을 포함해 두 차례의 메이저대회 4강 진출이 전부다. 

    2012 시즌 첫 그랜드슬램 대회인 호주오픈 여자 단식 결승은 세계랭킹에서 한 계단 차이밖에 나지 않는 두 선수간의 대결이라는 점에서 치열한 접전이 예상되는 한편, 두 선수 모두 경기중 엄청난 괴성을 질러대는 선수들이라는 점에서 호주오픈 역사상 가장 요란스러운 맞대결이 될 전망이다.

    이번 결승에서 어느 쪽이 이겨서 챔피언의 자리에 오르더라도 '멜버른의 테니스 여왕'이니 '테니스 여신' 등의 우아한 별칭을 얻기는 기대하기 어려울듯 하다. 두 선수의 빼어난 기량만큼이나 세인들의 입방아에 오르내리는 끔찍스러운 '괴성' 때문이다.  


     

    호주의 한 방송사는 샤라포바의 고함 소리가 얼마나 큰지 측정했는데 자비네 리지키(독일)과의 16강전에서 무려 96.9데시벨(㏈)이나 나왔다. 이는 전기톱(95㏈)이나 콘크리트를 부수는 착암기(90㏈)의 소음을 웃도는 수준이다. 

    아자렌카 역시 이번 대회 들어서 최고 91.4 데시벨 기록해 샤라포바보다는 그 정도가 심하지 않았으나 음성 자체가 높은 톤의 비명에 가까운 소리여서 듣는이로 하여금 불쾌감을 줄 수 있는 소리라는 점에서는 샤라포바와 다를바 없다.   

    이번 대회에서 선수들의 괴성 문제는 또 다시 논란이 됐다.  

    아자렌카의 8강 상대인 아그니스카 라드반스카(폴란드)는 경기 후에 "아자렌카의 소리는 겨우 견딜 만 하지만 샤라포바의 괴성은 짜증이 날 정도다"라고 두 선수를 싸잡아 비난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샤라포바는 지난 25일 에카테리나 마카로바와의 8강전에서 승리한 직후 기자회견에서 "선수생활을 하면서 계속 그렇게 해왔고 앞으로도 변화를 줄 계획이 없다"고 논란을 일축한 뒤 라드반스카가 자신의 괴성에 대해 불만을 제기한 부분에 대해서도 "아직 폴란드로 돌아가지 않았느냐"고 반문하는 등 냉소적으로 받아넘겼다.

    듣기에 따라서는 자신과 같은 스타일의 선수인 아자렌카를 감싸는 듯한 뉘앙스의 발언이었다. 

    190cm에 가까운 키에 슈퍼모델을 연상케하는 늘씬한 몸매, 거기에다 곱상한 얼굴까지...테니스선수로 활동하는 시간이 아니면 비키니모델 등으로 활약할 만큼 빼어난 미모를 자랑하는 샤라포바지만 솔직히 그가 코트에서 경기를 치를때 만큼은 솔직히 그 엄청난 괴성으로 인해 곱게만 볼 수 없는 것이 사실이다.  그와 같은 부분은 아자렌카도 마찬가지다. 

    물론 샤라포바나 아자렌카 모두 경기중 굳이 기괴한 소리를 지르지 않아도 경기를 할 수는 있을 것이다. 하지만 어린 시절부터 오랜기간 습관이 되어버린 괴성을 지르지 못하게 한다면 크든 작든 경기력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높아 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샤라포바와 아자렌카에게서 괴성을 빼앗는 것은 삼손에게서 긴 머리카락을 빼앗는 것과 비슷한 것일 수도 있다.

    문제는 샤라포바나 아자렌카의 플레이를 지켜보는 테니스팬들 가운데도 이들의 괴성에 불만을 갖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여자프로테니스의 흥행을 이끌어야 하는 WTA에게도 만만치 않은 고민이 될 것이다.

    아마도 이들이 펼칠 호주오픈 결승은 관전을 하는 팬들에게 만만치 않은 인내심을 요구할지도 모를 일이다. 합계 200 데시벨에 육박하는 괴성을 '라이브'로 들으며 경기를 관전해야 하기 때문이다. 샤라포바와 아자렌카의 외모가 아무리 매력적이라 한들 결코 견디기 쉽지 않은 관전환경이다.

    경기장 주변 상인들이 경기장을 향하는 테니스팬들을 상대로 귀마개를 판매한다면 불티나게 팔리지 않을까?   

    WTA는 이번 호주오픈 여자단식 결승을 통해 경기중 선수들이 내지르는 괴성을 어느 정도까지 허용해야 할 것인지에 대한 진지한 물음을 던질 수도 있을 것이다.   

    앞으로 WTA가 선수들의 괴성에 대한 명확한 기준을 마련해 샤라포바에게 그 규정을 적용할 가능성도 있겠지만 괴성의 수준이 어느 정도여야 경기에 지장을 주는 수준인지를 정하는 문제는 그야말로 '애매~~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애정남'이 딱 정해주면 좋겠지만 애정남 조차 뾰족한 수를 내놓기가 쉽지 않은 문제다. 


    하지만 한편으로 생각하면 샤라포바나 아자렌카에게 모두 이번 호주오픈 결승은 '괴성녀'라는 공통의 별명을 지닌 선수들끼지 '동병상련'을 느낄 수도 있고, 자신들과 경기를 펼친 다른 선수들이 경기중 자신들의 괴성으로 인해 얼마나 고통스러웠을지 느껴볼 수 있는 '역지사지'의 경험을 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어쨌든 TV를 통해 샤라포바와 아자렌카의 결승전을 시청해야 하는 필자는 일단 중계방송의 볼륨을 최소한의로 줄이던지 아니면 아예 캐스터와 해설자의 중계음성을 포기한채 '묵음' 상태로 경기를 관전할 수도 있을듯 하다.  

    역사상 가장 요란한 결승전으로 기록될지도 모르는 샤라포바와 아자렌카의 2012 호주오픈 여자단식 결승전은 28일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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