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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원시 여자 아이스하키 팀 창단 소식을 향한 찜찜함의 시선
    카테고리 없음 2018. 1. 24. 0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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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원시가 여자 아이스하키 실업팀을 창단한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염태영 수원시장은 23일 수원시청 중회의실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올림픽 사상 처음으로 결성된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단일팀은 평창올림픽의 평화유산이라며수원시가 이런 역사적 의미를 계승 및 발전시키고자 수원시청 여자 아이스하키팀을 창단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염 시장은 이어열악한 환경 속에서 오로지 스포츠 정신으로빙판의 우생순을 꿈꾸는 여자 아이스하키 선수들과 함께 누구도 가보지 않은 길을 가려 한다며 창단 배경을 설명했다.

     

    ..고등학교는 물론 대학에도 여자 아이스하키 팀이 단 한 팀도 없는 한국 여자 아이스하키가 실업팀을 먼저 갖게 된 셈이다. 됐다.

     


    수원시청 여자 아이스하키팀은 대한아이스하키협회가 운영하는 현 국가대표 아이스하키팀을 흡수하는 방식으로 창단되며 시는 인건비와 운영비 등 선수단 운영 경비를 지원할 예정이다. 또한 문체부와 대한아이스하키협회도 창단 초기 투자 지원, 훈련장 배정 등에 적극 협조할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오는 2020 10월 완공되는 수원 복합체육시설내에 자리하게 될 국제 규격의 아이스링크가 수원시청 여자 아이스하키 팀의 훈련장이 될 예정이다. 완공 전까지는 대한아이스하키협회와 협의 하에 충북 진천의 국가대표팀 훈련장을 사용할 예정이다.

     

    이로써 평소 각자 생업에 종사하다가 국제대회가 열릴 때 소집되어 단기 훈련 후 대회에 출전하는 과정을 반복했던 우리 대표팀 선수들은 앞으로 아이스하키에만 전념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됐다.

     

    여기까지만 놓고 보면 참으로 아름답고 감동적인 소식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수원시청 여자 아이스하키 팀의 창단 소식이 전해진 시점을 놓고 보면 그저 곱게만 보이지 않는 것이 사실이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 출전하는 여자 아이스하키 팀이 남북 단일팀으로 구성하는 것으로 결론이 나고 그로 인해 그 동안 평창 동계올림픽 하나만을 바라보고 수 년간 온갖 어려움을 이겨내고 인내해 온 우리 선수들에게 피해가 갈 것이 분명해지면서 무리한 단일팀 구성에 대한 여론이 극도로 악화된 상황에서 이번 팀 창단 소식이 전해졌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들이 이번 수원시의 여자 아이스하키 팀 창단 배경을 놓고 누가 수원시의 옆구리를 찔렀을까하는 의구심 어린 시선을 보내는 것이 사실이다. 또한 졸속적인 남북 여자 아이스하키 대표팀 구성으로 올림픽에 인생을 건 승부를 펼친 선수들에게 그 꿈을 일정 부분 포기하는 보상 차원에서 실업팀 창단 역시 급조된 것이 아니냐는 시선 역시 존재한다. 

     


    이런 의구심이 근거 없이 보이지 않는 이유는 오는 6월에 있을 지방자치단체장 선거 때문이다.

     

    선거를 앞두고 재선을 위해 대중들에게 자신을 어필해야 하는 현직 지방자치단체장의 현실적인 필요와 남북 여자 아이스하키 대표팀 구성을 두고 스포츠를 정치에 이용하고 있다는 비판과 함께 공정성을 상실했다는 비난에 직면한 상황에서 악화된 여론을 잠재우기 위해 새롭고 획기적인 카드가 필요했던 정부의 이해관계가 너무나 딱 맞아 떨어지는 상황이다.

     

    염태영 수원시장의 당적은 집권여당인 민주당이다. 현재 민주당의 전국적인 지지율을 감안할 때 염 시장의 입장에서 민주당 후보로 재선 도전에 나설 경우 당선 가능성은 매우 높은 상황이라고 할 수 있다.

     

    남북 단일팀 문제로 정부가 곤란이 처해 있는 이때 정부의 가려운 곳을 긁어주는 역할을 자임함으로써 염 시장은 만만치 않은 정치적 입지를 구축할 수 있다.

     

    이런 상황 때문에 이번에 발표된 수원시청 팀의 창단 소식을 액면 그대로 순수하게만 볼 수 없는 것이 사실이다.

     

    남자 아이스하키 대표팀의 백지선 감독이 이번 남북 단일팀 구성을 두고 긍정적인 방향의 해결을 언급한 대목에서도 뭔가 정부로부터 이야기를 듣고 한 말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갖게 한다.

     

    이런 관점에서 보자면 이번 수원시청 팀의 창단은 오히려 불안함의 시선으로 바라보게 된다. 지속가능성의 문제 때문이다.

     

    지방자치단체의 장이 바뀌거나 해당 지방자치단체 의회의 내부 역학관계가 바뀌면 그 지방자치단체 스포츠팀의 목숨은 그야말로 파리 목숨인 것이 한국 스포츠의 현실인 상황에서 이런 식으로 급조된 실업팀의 생명력이 길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은 어렵지 않게 해 볼 수 있다.


     

    지금 한국 여자 아이스하키의 지속 가능성 확보를 위해 근본적으로 필요한 것은 여자 아이스하키 선수 육성을 위한 장기적인 계획과 성인 선수들이 활약할 수 있는 리그에 대한 청사진이다. 이런 일은 일개 지방자치단체에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정부와 대한아이스하키협회가 머리를 맞대야 할 일이다. 돈도 더 많이 들어가야 하고 정책적인 지원도 뒤따라야 한다.

     

    정부가 여자 아이스하키 발전에 대한 순수한 의지를 인정받고 싶다면 누구 옆구리를 찔러서 창단하는 실업팀이 아닌 좀 더 큰 보따리를 풀어야 한다.

     

    그리고 대한아이스하키협회는 이번 수원시청팀 창단을 계기로 이 팀이 앞으로 어떻게 꾸준히 활동할 수 있을 지에 대한 확실한 계획을 세워야 한다. 지금으로서는 국내에 상대할 팀이 단 한 팀도 없는 실업팀인 수원시청팀이다. 훈련을 위한 실업팀이라고 해도 할 말이 없다. 하루빨리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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