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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히딩크의 ‘사심’ 거론한 신태용의 ‘사심’
    카테고리 없음 2017. 9. 25. 2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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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재훈 스포츠칼럼니스트] "히딩크 감독님 때문에 힘이 든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히딩크 감독님은 한국 축구의 영웅이다. 사심 없이 도와주신다면 같이 해보고 싶은 마음이고, 저 역시도 사심 없이 수용하겠다. 감독님을 통해 우리나라 축구가 발전했으면 좋겠다"


    축구 국가대표팀 신태용 감독이 거스 히딩크 전 대표팀 감독과 관련한 논란에 대해 밝힌 입장이다.


    신태용 감독의 발언에서 눈에 두드러지게 들어오는 단어는 역시 사심이란 단어다. 신태용 감독의 입장이 대한축구협회의 입장과 다르지 않다면 여기서 언급된 사심의 의미가 어떤 것인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과연 축구협회나 신태용 감독이 우려하는 히딩크 전 감독의 사심은 무엇일까?


    대한축구협회는 오는 26일 기술위원회를 열어 히딩크 전 감독의 역할 문제를 논의한 뒤 같은 날 결과를 발표할 계획이다.



    앞서 히딩크 전 감독은 기자회견 자리에서 대한축구협회의 입장과 신태용 감독의 입장을 존중한다고 했고, 감독직에 연연하지 않고 한국 축구를 위해 어떤 형태의 도움이라도 주고 싶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여러 논란과 히딩크 전 감독의 한국 대표팀 감독직 복귀를 바라는 수 많은 축구팬들을 실망시킬 수 있는 말이지만 현재 히딩크 전 감독의 입장에서 그 이상 어떤 말도 하기 어렵다는 것은 쉽게 짐작할 수 있다.


    어쨌든 논란이 불거졌고, 이런 과정에서 히딩크 감독 측과 축구협회 사이에 진실공방 비슷한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지만 히딩크 전 감독의 사전 교통정리로 축구협회가 이 문제를 정식으로 논의하고 매듭지을 수 있는 여건이 성숙됐다고 보여진다.


    현재로서는 히딩크 전 감독은 대표팀 '기술 고문' 위촉이 유력한 것으로 전망된다.

    그렇다면 좀 더 구체적으로 들어가 보자.


    만약 언론과 축구협회 안팎의 전망과 같이 히딩크 전 감독이 대표팀의 기술고문으로 위촉됐을 경우 신태용 감독이 우려하는 히딩크 감독의 사심은 어떤 것일까?


    깊은 고민도 필요 없이 기술고문으로서 역할을 수행한다는 명분 하에 신태용 감독이 생각하는 기술고문의 레드라인을 넘는 월권을 행사하려 드는 것을 의미한다고 짐작할 수 있다.


    이 대목에서 기술고문으로서 히딩크 전 감독이 축구협회 내부에서 어떤 위치에 서게 되는지, 그 권한은 어디까지인지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축구협회는 최대한 히딩크 전 감독의 권한과 활동 범위를 구체화 시켜서 제한하려 들것이고, 어떤 이슈가 발생할 때마다 그에게 선을 지켜줄 것을 주지시키고 요구할 것이다.


    물론 히딩크 전 감독 입장에서는 이미 축구협회의 입장을 존중한다고 한 이상 선을 넘지 않으려 노력할 것이고, 기회가 있을 때마다 이와 같은 입장을 언론에 밝힐 것이다.


    물론 히딩크 전 감독이 그와 같이 행동하는 것은 축구협회나 신태용 감독이 자신의 의견과 기술고문으로서의 조언을 사심 없이 받아들이고 있다고 판단될 경우다.


    하지만 문제는 히딩크 전 감독이 무늬만기술고문으로서 사실상 허수아비에 머무는 경우다. 사실 히딩크 전 감독을 대표팀 감독이 아닌 기술고문으로 위촉할 것이란 전망에 많은 축구팬들이 냉소적인 반응을 나타내고 있다.


    결국 히딩크 감독을 대표팀에 합류시키는 모양새를 갖춤으로써 일단 현재 거세게 일고 있는 대표팀에 대한 축구팬들의 비난 여론을 잠재워보겠다는 계산이 깔려 있는 체스쳐로서 히딩크 전 감독이 기술고문으로서 신태용호에 어떤 실질적인 역할도 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생각이 팽배하다.


    실제로 축구협회나 신태용 감독이 기술고문히딩크를 허수아비로 만들어 버린다면 축구팬들의 거센 비난에 직면하겠지만 히딩크 전 감독 역시 가만히 있지는 않을 것이다.


    이미 축구협회는 히딩크 전 감독에게 실수를 한 상황이다. 감독직을 포함한 대표팀에서의 역할과 관련, 히딩크 재단을 통해 비공식적인 접촉이기는 하나 김호곤 기술위원장에게 연락을 취했지만 김호곤 위원장은 히딩크 측으로부터 어떤 접촉도 없었다고 거짓말을 했다가 들통이 나버렸기 때문이다.


    이를 두고 김호곤 기술위원장이 2004년 시드니올림픽 대표팀 감독 시절 네덜란드 전지훈련에서 당시 PSV에인트호벤 감독이던 히딩크 전 감독에게 아무런 도움을 받지 못했다며 그에게 원색적인 비난을 쏟아냈다가 국내 축구팬들로부터 거센 비판을 받는 망신을 당했던 감정이 아직 남아 있는 것이 아니냐는 말이 나오고 있기도 하다.


    다분히 말 하기 좋아하는 사람들의 실없는 소리일 수도 있지만 멀쩡히 받은 연락을, 그것도 내용상 상당히 중요한 내용의 메시지를 받은 사실을 몰랐고, 잊고 있었다는 해명 한 마디로 넘어가려 한 김호곤 기술위원장의 태도가 어딘지 궁색했던 것은 사실이다.


    어쨌든 현재 축구협회가 울며 겨자 먹기로 보이는 히딩크 논의에 나서겠다고 하는 것도 이런저런 실수와 부적절한 태도로 인해 자초한 측면이 있다.


    과정이야 어쨌든 히딩크 감독은 대표팀에서 자신이 가진 지식과 노하우를 전수하려 할 것이지만 만약 축구협회나 신태용 감독이 이를 무시한다는 인상을 받을 경우 히딩크 전 감독의 입에서 어떤 이야기가 터져나올 지에 대해서는 가늠할 수 없다.


    어쩌면 축구협회 고위 간부들이 법인카드로 술판을 벌이고, 부적절한 곳에서 흥청망청 했던 사실이 밝혀진 것보다 더 큰 파장이 일 수도 있다.


    지금 축구협회나 신태용 감독은 히딩크 감독의 사심을 걱정할 것이 아니라 스스로 불순한 사심을 가지고 있지는 않은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만약 히딩크 전 감독을 여론의 비판을 막기 위한 방패 정도로 활용할 계획이라면 지금이라도 관두는 것이 옳은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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