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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FC, 훌륭한 무대가 허전한 이유 '선수는 있으되, 스타가 없다'

JACK LIM 2016. 2. 1.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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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격투기 로드FC(ROAD FC) 2016년 첫 이벤트는 차정환을 미들급 새 챔피언을 탄생시키며 막을 내렸다.

 

차정환(32, MMA STORY) 1 31일 저녁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샤오미 로드FC 028(XIAOMI ROAD FC 028)'에서 후쿠다 리키(35, GRABAKA)를 상대로 한 로드FC 미들급(-84kg) 타이틀전에서 2라운드 2 37초 만에 KO로 승리, 챔피언벨트의 새 주인이 됐다.



 

경기 시작 이후 후쿠다에게 다소 고전하던 중 2라운드 중반 전광석화처럼 터져 나온 펀치 한 방으로 승부가 갈렸기 때문에 현장에 모인 관계자들과 관중들이 느낀 흥분은 엄청난 것이었다.

 

특히 전날 한국 올림픽 축구 대표팀이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 축구대회 결승에서 일본에 2골을 먼저 넣고 앞서가다 후반 중반 내리 3골을 허용하며 역전패 한 여운 때문인지는 몰라도 이날 차정환이 후쿠다에게 역전 KO로 보여지는 승리를 거둔 장면은 보는 이들로 하여금 묘한 카타르시스를 안기는 것 같아 보이기도 했다.

 

글로벌 진출을 선언하기는 했으나 어쨌든 토종 브랜드의 종합격투기인 로드FC인 만큼 인기 체급이랄 수 있는 미들급 챔피언 자리에 일본 선수가 앉아 있다가 한국 선수에게로 권좌가 넘어왔다는 것으로 일단 이날의 이벤트는 보는 이들이 만족감을 느끼기에 충분한 이벤트가 됐다.

 



하지만 현장에서 느낀 로드FC의 열기는 전체적으로 볼 때 2016년 첫 이벤트 치고는, 그리고 최근 로드FC가 쏟아낸 여러 굵직한 뉴스들을 떠올려 볼 때 기대했던 것에 비해 다소 조용했다.

 

이번 '샤오미 로드FC 028’은 차정환과 후쿠다의 미들급 타이틀전을 포함해 총 5경기의 메인카드와 신예 선수들의 등용문이랄 수 있는 영건스 26’ 대회 6경기까지 포함해 총 11경기가 치러졌다. 경기의 성격에 따라 라운드 수와 경기 시간에 차등이 있었다.

 

대회가 치러지는 가운데 있었던 여러 이벤트와 TV중계, 경기 진행 등 전체적인 대회 운영은 그 동안의 경험이 쌓인 덕분인지 상당히 매끄러웠다.

 

출전한 선수들의 기량 역시 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부끄럽지 않은 수준이라고 할 수 있었다.

 

특히 이날 케이지에 오른 중국 선수들의 기량은 상당히 놀랄 만한 수준이었다. 기술 구사의 정확성과 응용 능력 등 아직 전체적으로 기량이 세련되지 못해 보일 뿐 우수한 신체적 조건에서 나오는 힘과 펀치력, 스피드 등 격투가로서 갖춰야 할 기본적인 요소에서 상당한 재능을 지니고 있음을 이날 경기에서도 유감 없이 보여줬다.

 



하지만 이날 경기장 분위기는 대회 주최측의 여러 노력에도 불구하고 로드FC가 표방하는 글로벌 스포츠 이벤트로서의 모습과 위상을 기대하기는 다소 무리가 있었다. 더 큰 문제로 보이는 대목은 로드FC가 프로 격투 스포츠로서 팬들에게 매력적으로 다가갈 수 있는 요소가 적어도 국내에서는 점차 줄어들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는 것이다.

 

원인은 역시 스타 플레이어의 부재. 기량과 스타성 면에서 자타가 공인할 만한 수준의 능력을 지닌 스타가 현재 로드FC에 보이지 않는다는 말이다.

 

격투 팬들의 눈높이가 그 어느 때보다 높은 현재, 그리고 격투기가 마니아들의 전유물에서 벗어나 대중적 스포츠로 자리매김 하고 있는 현재 로드FC가 지니고 있는 자산은 과거와 비교할 때 그리 나아진 것이 없어 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앞서도 언급했지만 로드FC는 작년 10월 공식적으로 글로벌화를 선언했고, 연말에는 이름만 대면 알 수 있는 여러 중국 굴지의 대기업들과 파트너쉽을 맺었다는 소식을 전하면서 UFC에 맞설 수 있는 아시아의 대표 프로 격투기 브랜드로서 성장하겠다는 의지를 천명했다.

 

이후 여기저기서 거액의 파이트 머니를 내세워 세계적인 선수들(예컨대 벤슨 핸더슨, 에밀리아넨코 표도르 같은)을 로드FC 무대에 세우는 문제를 논의 중이라는 보도가 나왔고, 이에 따라 팬들은 UFC 무대에서도 최정상의 위치에 있는 선수들이 수시로 로드FC 케이지에 서는 모습을 상상하고 기대했다.

 

하지만 이와 같은 팬들의 기대에 부합할 만한 스타가 아직은 로드FC 무대에 서지 않고 있다.

 

로드FC 028 대회 메인 이벤트 경기 전에 팬들에게 인사를 하기 위해 케이지에 오른 최홍만은 자신이 국내 격투기 1세대로서 과거 K-1에서 활약하던 당시 시청률이 20%가 넘었던 부분을 언급하는 한편, 자신의 기량이 아직 그 시절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면서 하루 빨리 재기해 과거의 영광을 재현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이와 같은 언급은 최홍만 자신에 대한 대중의 관심은 물론 로드FC에 대한 대중적 인지도와 인기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음을 인정한 것으로도 해석된다.

 

실제로 격투 스포츠가 과거에 비해 미디어에 노출되는 빈도나 분량이 비약적으로 늘어났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격투기의 대중적 인기를 주도하는 것은 김동현, 정찬성, 추성훈, 최두호 등이 활약하고 있는 UFC.

 

국내 팬들의 눈에 익숙한 허브 딘 같은 UFC 출신의 심판이나 제프 휴스턴과 같은 세계적인 링 아나운서를 영입하는 것도 좋고 UFC의 옥타곤걸과 비교해도 전혀 뒤질게 없는 자태를 지닌 로드걸을 선발하는 것도 다 좋다.

 

하지만 로드FC가 지향하는 아시아 대표 격투 스포츠 브랜드로서 성장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요소는 역시 스타성 있는 선수의 확보다. 최홍만, 마이티 모 정도로는 국내 격투 팬들의 기대를 충족시키기에 역부족이다.

 

좀 더 냉정하게 말하자면 로드FC가 글로벌화를 선언했지만 아직은 그 글로벌의 범위가 한--일에 국한되어 있는 것처럼 보이고, 그나마도 중국 시장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는 현재의 상황상 로드FC의 중심이 중국으로 넘어가는 인상이 풍기기도 하는 것이 현실로 보인다.

 

토종 브랜드로서 국내 격투 팬들에게 확실한 지지를 이끌어내지 못하는 데다 로드FC 출신 선수들이 UFC에서 활약하며 적어도 국내에서는 스타로 성장하는 동안 확실한 대중성을 지닌 새로운 스타를 길러내지 것은 지금 로드FC가 안고 있는 문제다. 또한 현재 로드FC 무대에 서는 선수들의 면면이 다양성 면에서 아직은 진정한 글로벌과는 거리가 있다는 점도 문제다.

 

물론 로드FC가 지속적으로 다양한 격투 리그와 선수 교류에 관한 제휴를 맺어가고 있기 때문에 이 문제는 시간이 해결해 줄 수도 있는 것이겠지만 급변하는 글로벌 비즈니스 환경 속에서 로드FC가 하나의 스포츠 비즈니스 모델로서 현재 구상하고 있는 여러 가지 일들이 제 시간에 궤도에 오르기 위해서는 분명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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