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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디아 고, ‘최연소 기록 퍼레이드’ 가능케 한 당연한 이유들

JACK LIM 2015. 10. 26. 1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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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디아 고(한국명: 고보경)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푸본 LPGA 타이완 챔피언십에서 우승, LPGA 사상 최연소 통산 10승 달성과 동시에 세계랭킹 1위 자리를 탈환했다.

 

리디아 고는 25일 대만 타이베이 미라마 골프 컨트리클럽(72)에서 열린 대회 최종일 4라운드 경기에서 7타를 줄여 최종합계 20언더파 268타를 기록, 지은희(29·한화)와 유소연(25·하나금융그룹)의 추격을 9타 차로 여유 있게 따돌리고 우승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이번 대회에 세계랭킹 1위 박인비(27·KB금융그룹)가 불참함에 따라 이번 대회에서 준우승 이상의 성적을 거두면 박인비를 추월할 수 있었던 리디아 고는 이로써 세계랭킹 1위 자리를 탈환했다.

 

특히 이번 우승으로 리디아 고는 지난 201215세의 아마추어 골퍼 신분으로 캐나디언 퍼시픽 여자오픈 우승컵을 들어올린 지 3년 만에 LPGA 투어 10승째를 기록, 낸시 로페즈(미국)가 보유 중이던 LPGA 투어 사상 최연소 10승 기록(222개월5)36년 만에 186개월1갈아치웠다.

 

리디아 고는 현재 LPGA의 최연소 기록을 대부분 보유하고 있다.

 

지난 9월 에비앙 챔피언십에서 우승하며 역대 최연소 메이저 우승 기록(184개월20)을 수립했고 2012 1월 호주여자프로골프(ALPG) 투어 뉴사우스 웨일스오픈 우승으로 남녀 통틀어 프로 대회 최연소 우승 기록(149개월)을 갈아치웠다.


같은 해 8 LPGA 투어 캐나다오픈에서 우승하며 투어 최연소 우승 기록(154개월), 2013 2월 뉴질랜드오픈 우승으로 유럽여자프로골프 투어(LET) 최연소 우승 기록(1510개월)까지 자신의 기록으로 바꿔 놓았다.


이밖에 2013 8월 캐나다오픈 2년 연속 우승으로 최연소 LPGA 투어 2(164개월), 작년 7월에는 LPGA 투어 사상 최연소 상금 100만 달러 돌파, 그리고 작년 11월 최연소 LPGA 투어 신인상 등의 기록을 남겼다. 또한 올해 2월에는 최연소 세계 랭킹 1위를 기록을 바꿔놨다.

 

그리고 이번 푸본 LPGA 타이완 챔피언십 우승으로 LPGA 사상 최연소 10승 달성기록까지 보유하게 됐다.

 

그렇다면 리디아 고의 이와 같은 놀라운 최연소 기록 퍼레이드의 배경에는 도대체 어떤 비결이 존재하는 것일까.


 

일단 골프선수로서 테크닉에 관한 부분을 언급해야 하자면 리디아 고의 스윙을 이야기할 때 가장 많이 나오는 두 가지 단어는일관성단순함이다.

 

세계 최정상급 선수가 되기 위해 필수라는 쇼트 게임이 월등한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엄청난 비거리의 드라이브 샷을 구사하는 것도, 드라이브 샷의 페어웨이 적중률이 다른 선수들에 비해 월등하게 높은 것도 아니지만 기본적으로 코스를 불문하고 전반적인 샷이 안정성과 일관성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을 리디아 고의 가장 큰 장점으로 꼽는 전문가들이 많다.

 

2013년 말 프로 전향 후 리디아 고의 스윙코치를 맡고 있는 세계적인 코치 데이비드 리드베터는 지난 2월 리디아 고가 최연소로 세계랭킹 1위에 오른 것과 관련, “리디아 고의 일관성을 봤을 때 이렇게 빨리 세계 1위에 오른 게 놀랍지도 않다고 했다.

 

이와 같은 일관성 있는 샷을 가능하게 만드는 것은 역시 단순한 스윙이다. 스윙할 때 불필요한 움직임, 특히 하체 움직임이 작고 다운스윙 각도가 완만해 정확도가 매우 높다는 것이 후원사 관계자의 전언이다.

 

기술적으로 리디아 고의 장점이 단숨함과 일관성이라면 인성적 내지 심리적으로 볼 때 리디아 고의 최대 장점은 역시 냉정하고 차분한 가운데 평범함을 추구한다는 점이다.


최근 리디아 고와 경기를 치른 골퍼들은 하나같이 리디아 고의 차분함에 혀를 내두른다. 또한 리디아 고는 인간적으로도 좋은 사람으로 통한다. 어린 나이라는 점을 감안한다 하더라도 리디아 고의 따뜻하고 인간적인 태도는 쟁쟁한 선배들까지 고개를 끄덕이게 만든다.

 

이번 푸본 LPGA 타이완 챔피언십에서 11언더파로 공동 2위에 오른 유소연은 리디아 고에 대해리디아 고는 여전히 10대이지만 경기 방법은 믿기 어려울 정도라며 투어에서 정말 특별한 사람과 함께 플레이를 해서 기쁘다. 리디아는 좋은 선수일 뿐만 아니라 정말 좋은 사람이기도 하다.”고 칭찬했다.

 

이어 그근 리디아가 좋은 사람이 아니었다면 아마 내가 질투를 할 수도 있었겠지만 나는 완전히 그녀를 존중한다고 덧붙였다.

 

아마추어 시절 이미 두 차례 LPGA 우승을 차지했고, 프로 전향 이후에도 승승장구 하는 리디아 고는 당연히 미디어의 집중된 관심과 수 많은 스폰서를 몰고 다니는 선수로서 대접받게 됐지만 마케팅이나 프로모션이라는 측면에서 볼 때 다른 LPGA 프로선수들과 비교할 때 리디아 고의 그것들은 크게 유별날 것이 없어 보인다.

 

과거 미셸 위가 리디아 고와 비슷한 나이에 천만 달러의 소녀로 불리며 그를 둘러싸고 엄청난 마케팅이 이뤄졌던 것과는 다소 차이가 있다.

 

대학진학도 체육특기자 전형이 아닌 재외국민 특별전형으로 고려대학교에 체육 전공이 아닌 심리학 전공으로 입학했다.

 

지난 2월 리디아 고는 호주여자오픈 개막을 하루 앞둔 18일 호주 멜버른의 로열 멜버른골프장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주위 사람들에게는 늘 30세에 은퇴하겠다는 이야기를 해왔다.”골프가 아닌 새로운 일을 해보고 싶다"고 밝혀 듣는 이들을 놀라게 했다.


 

골프를 그 자체로 자신의 인생으로 받아들이는 대다수 국내 선수들과는 달리 리디아 고는 골프를 자신의 인생에서 선택할 수 있는 여러 일들 가운데 하나로 인식하고 있었던 셈이다. 

 

또 만 18세를 앞두고 지난 겨울에는 쌍꺼풀 수술에 트레이드 마크와도 같았던 뿔테 안경도 벗어 던졌다. 프로 선수로서의 이미지 메이킹으로도 볼 수 있는 행동이지만 앞서 언급한 리디아 고의 인생론을 떠올려 보면 이는 그저 보이는 그대로 평범한 대학 새내기 여학생의 일상으로 해석하는 것이 더 맞는 해석일 것이다.

 

유난스럽지 않고 평범한 생활 속에서 길러진 차분함과 낙천적인 인간성이 리디아 고가 구사하는 일관되고 단순한 스윙의 원동력이 되고, 그런 골퍼로서의 기량과 테크닉은 리디아 고에게 최연소 기록 퍼레이드를 허락하는 당연한 이유들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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