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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여자 아이스하키 ‘평창 대장정’ 미약했던 시작이 아쉬운 이유

JACK LIM 2015. 8. 10. 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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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 여자아이스하키가 평창 동계올림픽을 향한 대장정의 행보를 시작했다.

 

지난 6일 고양 어울림누리 빙상장에서 끝난 카자흐스탄과의 네 차례 평가전은 사실상 평창 대장정의 출정식이었다.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여자 아이스하키에는 총 8개 팀이 출전한다. 2015년 세계 랭킹 1위부터 5위까지가 본선에 직행하고 동일한 방식의 3단계 예선을 거쳐 2개 팀이 본선 출전권을 얻는다.  본선에서는 세계 랭킹 1~4위 팀이 A, 나머지 팀들이 B조에 편성된다.

 

개최국 자격으로 자동 출전권을 확보한 상태인 한국 여자 아이스하키 대표팀은 세계 랭킹 5, 최종 예선 통과 2개 팀과 B조에서 조별리그를 치른다. B 1, 2위 팀은 A 3, 4위 팀과 4강 진출 단판 플레이오프를 치르게 된다.



 

이번 카자흐스탄과의 평가전을 앞두고 우리 대표팀은 불과 3주전 구성돼 지난 주까지 서머리그를 치른 뒤 곧바로 친선경기를 가졌다. 따라서 이번 평가전은 대표팀 구성 첫 평가전이자, 2018 평창올림픽을 향한 대장정의 첫걸음이라 할 만한 무대였다.

 

경기의 진행도 양국의 국가만 생략됐을 뿐 경기의 모든 진행은 작년 같은 장소에서 치러졌던 세계선수권과 같은 국제수준의 경기 진행이 이루어졌고 경기에 임하는 선수들의 자세 역시 연습경기라는 생각보다는 여느 국제대회를 치르는 것과 다르지 않았다.

 

문화체육관광부의 공적개발원조(ODA) 사업의 하나로 이뤄진 이번 카자흐스탄(세계 18) 초청 친선 경기에서 세계랭킹 23위에 올라 있는 한국 여자 아이스하키는 사상 처음으로 카자흐스탄을 상대로 승리를 거두는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두며 2 2패로 평가전 일정을 마감했다.

 

하지만 이번 카자흐스탄과의 평가전에 대한 언론과 대중의 무관심에 대해 아쉬움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들린다.


대한체육회나 대한아이스하키협회에서 이번 평가전에 대한 대외 홍보에 조금 더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였다면 우리 여자 아이스하키 대표선수들이 그와 같은 외로운 출정식을 치르지 않아도 됐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하키 전문 매체인 하키뉴스코리아이병진 편집장이 10일 기고한 칼럼에 따르면

 

하지만 경기가 열린 고양 어울림누리 빙상장은 출입문 가운데 정문은 폐쇄, 1층과 뒷쪽 관계자 출입구 두 곳만 개방이 됐다. 경기장 내부에 걸린 플래카드 한 장 이외에는 어떠한 안내문도 없었다.

 

이번 평가전 기간 중 모든 경기의 관람료는 무료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관중 수는 지난 5 3차전에는 고작 50여명, 6일 마지막 경기에는 그나마 정몽원 아이스하키협회 회장이 참관해서인지 관중이 조금 더 많았지만 그나마 100명에 불과했다.

 

경기를 관전하는 정몽원 회장 바로 뒤 ‘VIP 에는 몇 몇 동네꼬마들이 줄곧 모바일 게임을 하고있었고, 기자석에는 기자들 대신 먹을 것을 잔뜩 싸든 가족들이 차지했고, 어떤 관중은 바둑판을 가져와 경기 내내 바둑을 두고 있었다.

 

경기장 인근 도보 1-5분 거리 아파트 단지 등지에 약 5만 명의 주민이 거주하고 있다는 점과 평가전 기간 중 절정에 달했던 열대야를 떠올려 본다면 아이스하키협회에서 아이스링크로 피서 오세요같은 문구를 내걸고 고양시와 함께 사전에 지역 밀착형 홍보를 펼쳤다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을 갖는 것은 절대 무리한 생각이 아니다.



 

이와 같은 외롭고 초라해 보이는 시작을 하는 모양새를 두고 일각에서는 시작은 미약하였으나 그 끝은 창대하리라는 성격 문구를 들이댈 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지금의 여자 아이스하키 대표팀 선수들에게 평창 동계올림픽은 꿈의 무대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 보면 달콤한 꿈의 끝으로 여겨질 수도 있는 무대다. 그만큼 선수들이 자신들의 미래에 대해 안고 있는 불안이 크다는 말이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대장정의 첫 걸음을 내딛는 선수들에게 우리는 결코 외롭지 않다는 정신적인 충만함을 느낄 수 있게 만들어 줄 수 있는 가장 큰 요소는 관심이었다.

 

영화 <국가대표>를 보면 스키 점프 국가대표팀이 결성된 배경도 동계올림픽 유치를 위한 모양새 갖추기의 일환이었고, 스키점프 국가대표팀은 하나의 소모품처럼 이용당하고 버려졌었다.

 

아이스하키협회가 여자 아이스하키를 육성할 의지가 있고, 한국에서 지속 가능한 여자 스포츠로서 유지할 의지를 가지고 있다면 남녀 차별 없는 관심을 보여주는 것이 마땅하다. 오히려 이제 걸음마 단계에 있는 여자 아이스하키에 좀 더 세심한 주의와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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