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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창진 감독, 지금 당장 지휘봉부터 던져야 하는 이유

JACK LIM 2015. 7. 23. 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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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 스포츠 도박과 승부조작 혐의를 받고 있는 프로농구 전창진(52) 안양KGC 인삼공사 감독에 대해 경찰이 신청한 구속영장이 기각됐다.

 

서울 중부경찰서는 22일 오전 국민체육진흥법 위반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전창진 감독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지만 검찰이 이를 검토한 결과 기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이 전 감독의 혐의를 입증할 만한 확실한 증거를 잡지 못해 범죄 혐의를 충분히 소명하고 있지 못하고 있고, 현재 전 감독이 안양KGC 감독으로서 신분이 확실한 상태인 만큼 도주나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이에 따라 경찰은 전 감독 사건을 불구속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며, 검찰은 사건을 넘겨받는 대로 전 감독의 혐의를 재수사할 방침이다.

 

이로써 전 감독을 둘러싼 불법 스포츠 도박과 승부조작 의혹은 치열한 법정공방으로 이어지게 됐다.

 

이와 관련 경찰은 지난 21일 오전 9시 브리핑에서 전 감독 등 9명에 대한 수사를 마무리하고 내일 이들을 국민체육진흥법 위반 혐의로 법원에 구속영장을 신청한다고 밝혔다.

 

이날 브리핑 내용에는 전 감독의 혐의 내용이 상당히 구체적으로 묘사되어 있었고, 그 동안 알려지지 않았던 새로운 사실도 포함되어 있었다.

 

경찰은 조사결과 전 감독이 KT를 이끌던 올해 초 사채업자로부터 3억원을 빌린 뒤 지인들을 통해 불법 도박 업체에 베팅한 다음 큰 점수 차이로 져주는 방식으로 이득을 챙겼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이들이 지난 220일 서울 SK전과 같은달 27일 고양 오리온스전, 다음달인 31일 전주 KCC전에 대한 경기 정보를 제공, 일부 경기에서는 수억 원을 불법 스포츠토토 베팅을 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 220일 서울 SK전의 경우 전 감독은 지인인 연예기획사 대표 A(49)씨와 강씨 등에게 SK전에서 '전 감독 팀이 6.5점 이상 차이로 패한다'는 경기 정보를 제공했고, 경기가 있기 전인 215일부터 19일까지 대포폰을 이용해 A씨와 강씨에게 대리 베팅을 지시했다.

 

이어 A씨는 연예기획사 기획이사 B(37)씨에게, B씨는 고향친구 C(37)씨에게 순차적으로 베팅을 지시해 불법 스포츠토토 사이트에서 'KT가 패한다'는 결과에 2억원을 베팅했다.강씨의 경우 친구 김씨에게, 김씨가 자신의 친구에게 지시해 같은 결과에 1억원을 건 것.

 

해당 경기는 KT 60-75로 패했다. 결국 이들은 이와 같은 과정을 통해 총 3억원을 베팅, 베팅 액수의 1.9배안 57천만 원을 챙겼다는 것이 경찰의 설명이다.



 

그런데 여기서 주목할 만한 부분이 있다. 전 감독이 대포폰을 사용했다고 밝힌 부분이다.

 

경찰 관계자는 언론 인터뷰에서 “(경찰 소환 조사 때) 전 감독이대포폰을 사용했느냐는 질문에 처음에는 부인했으나, 대포폰 기지국 접속 내역과 통화내역을 들이밀자 결국 시인했다전 감독은 공범들과의 통화에만 대포폰을 사용했으며 이들과의 통화는 2 20, 27, 3 1일 경기 이전 며칠간 집중됐다고 밝혔다.

 

전 감독 스스로 대포폰 사용 사실을 숨기려다 증거를 제시하자 뒤늦게 이를 시인했다는 것.

 

또 하나 밝혀진 새로운 사실은 전 감독이 SK와의 경기 전날 문경은 SK 감독과 두 차례 18분에 걸쳐 통화한 사실이다. 경찰은 브리핑에서 전 감독이 문 감독과 13, 5분씩 총 18분 통화한 기록을 확보했다고 발표했다.

 

농구 선후배 사이에서 경기 전날 통화하는 것이 이상할 게 없다고도 볼 수 있지만 한 번도 아니도 두 번에 걸쳐 20분에 가까운 시간 동안 무슨 내용의 이야기를 주고 받았는지 경찰의 입장에서는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물론 외국인 선수 드래프트 때문에 미국에 머물고 있는 문경은 감독은 결백을 주장하고 있지만 검찰이 이후 문 감독을 불러 조사할 때 그를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비록 경찰이 신청한 구속영장은 기각됐지만, 그리고 앞으로 검찰 조사 결과 기소 자체가 되지 않을 가능성도 있고, 설령 기소된다 하더라도 무죄를 받을 가능성도 충분한 상황이지만 전 감독은 이제 안양KGC 지휘봉을 내려 놓아야 한다.



 

그것이 순리이고 도리이며, 염치가 있는 사람으로서의 행동이다.

 

현재까지 드러난 사실 만으로도 전 감독은 프로 스포츠팀의 감독으로서 품위를 잃었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다.

 

일단 사람 관리를 제재로 하지 못한 데 대한 책임이 본인에게 있음을 전 감독은 이미 시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여기까지만 해도 그럴 수도 있다고 치자.

 

하지만 수 많은 팬들을 거느린, 공인이라면 공인일 수 있는 프로농구팀 감독이 불법적인 경로로 만들어진 불법 대포폰을 이용해 누군가와 비밀스러운 통화를 해야 했던 이유는 도대체 무엇인지 전 감독이 어떤 해명을 해도 팬들은 납득하기 어려울 것이다.

 

더군다나 전 감독은 이 같은 사실을 끝까지 숨기다 경찰이 증거를 제시하며 추궁한 뒤에야 뒤늦게 관련 사실을 시인했다. 사실상 증거인멸 시도라고 밖에 볼 수 없는 행동이다.

 

이제 남자프로농구는 외국인 선수 드래프트까지 마친 상황이고, 본격적으로 새 시즌을 준비해야 하는 상황이다.

 

구속영장 기각으로 전 감독을 둘러싼 의혹은 장기화가 불가피한 상황인데 과연 전 감독이 정상적으로 감독으로서 제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앞서 남자프로농구를 관장하는 한국농구연맹(KBL)이 전 감독에 대해 2015-2016 시즌 등록 보류 결정을 내린 이유 가운데 이와 같은 현실적인 이유도 포함되어 있다고 보여진다.



 

앞서도 언급했듯 대포폰 사용이라든지 다음날 경기를 치르는 상대팀 감독과 장시간 통화를 한 사실, 사채업자에게 써 줬다는 차용증과 그와 관련된 통화내용 등 의심을 살 만한 수 많은 정황들을 볼 때 전 감독이 설 자리는 상당히 좁아진 상황이다.

 

따라서 상황을 종합해 볼 때 전 감독은 일단 감독직에서 사퇴해야 한다.

 

안양KGC와 계약하면서 함께 움직인 전창진 사단식구들의 거취 문제 등 여러 복잡한 사안이 얽혀있지만 지금 당장은 팀에 피해가 가지 않는 최선의 조치를 취하는 것이 팀의 사령탑으로서 전 감독이 할 수 있는 도리다.

 

자신의 부적절한 처신으로 소속팀은 물론 리그 전체가 존폐의 기로에 선 마당에 자리에 연연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은 한때 명장이라는 칭호를 들었던 지도자로서 당당한 태도가 아니다.

 

지금은 팀의 지휘봉을 붙잡고 있는 것 보다는 의혹에 대한 진상을 규명하는 일이 전 감독의 최우선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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