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KBL]‘물고 물리는’ 포스트시즌 3강 역학구도, 그리고 변수
2014-2015 시즌 여자프로농구 포스트시즌 일정이 확정 발표됐다.
한국여자농구연맹(WKBL)은 4일 2014-2015 KB국민은행 여자프로농구 플레이오프 및 챔피언 결정전 일정을 발표했다.
3전 2선승제로 열리는 플레이오프는 오는 15일 오후 5시 정규리그 2위 인천 신한은행의 홈 구장인 인천 도원체육관에서 열리고 2차전은 정규리그 3위 청주 KB스타즈의 홈인 청주실내체육관에서 열린다. 만약 두 팀 가운데 한 팀이 2연승을 거두면 그대로 플레이오프는 종료되고, 1승씩을 나눠가질 경우, 최종 3차전은 다시 신한은행의 홈구장인 인천 도원체육관에서 열린다.
이후 플레이오프의 승자는 챔피언 결정전(5전 3승제)에 직행한 정규리그 1위 춘천 우리은행이 22일부터 이틀간 우리은행의 홈 구장인 춘천 호반체육관에서 1,2차전을 치르게 된다. 그리고 3차전과 4차전은 플레이오프 승자의 홈구장에서 치르게 된다. 만약 4차전에서도 챔피언이 가려지지 않는다면 춘천에서 5차전을 벌여 최후의 승자를 가리게 된다.
정규리그 일정이 아직 남은 상황이지만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3강은 일찌감치 결정이 된 상태였다.
시즌 초반 파죽의 16연승을 내달리며 일찌감치 정규리그 3년 연속 우승의 기세를 잡은 우리은행은 시즌 막판으로 가면서 주전 가드 이승아가 발목 부상을 당하는 등 멤버들의 부상 내지 컨디션 난조로 잠시 주춤했지만 무난히 정규리그 1위를 확정 지었다.
신한은행은 주전 가드 최윤아와 외국인 선수 브릴랜드의 부상으로 우리은행 등 경쟁팀들과의 맞대결에서 고전했지만 시즌 막판 구리 KDB생명으로부터 신정자를 영입하면서 상당한 전력보강 효과를 누리며 2위 자리를 차지했다.
KB스타즈는 시즌 전반기 ‘변코비’ 변연하를 비롯해 주전 여러 명이 줄부상을 당하며 암울한 시간을 보냈으나 올스타 브레이크를 지나면서 변연하가 돌아오고 홍아란, 강아정, 정미란 등의 외곽슛이 연일 폭발하면서 플레이오프 진출 티켓을 놓고 경쟁하던 용인 삼성을 상대로 우위를 확보할 수 있었다.
이제 이들 세 팀은 최후의 승자를 향한 마지막 승부를 기다리고 있다. 올 시즌 포스트시즌 일정상 챔피언 결정전에 직행한 우리은행이 체력적으로 특별한 어드밴티지를 가졌다고 보기 어려운 일정인 만큼 세 팀 모두에게 어느 정도 공평한 기회가 있다고 볼 수 있다.
이번 포스트 시즌에서 재미있는 점은 우리은행, 신한은행, KB스타즈가 서로 물고 물리는 역학 관계를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일단 우리은행은 올 시즌 신한은행(4승 2패)과 KB스타즈(4승 3패) 모두에게 상대전적에서 앞선다. 하지만 신한은행에게는 상대적으로 강한 면모를 보여온 반면, KB스타즈에게는 시즌 막판으로 오면서 최근 치른 4차례 경기에서 1승 3패로 절대적 열세를 보여주고 있을 만큼 약점을 노출한 상태다.
이에 비한다면 신한은행은 KB스타즈와의 상대전적에서 5승 2패로 3경기를 앞서 있고, 경기 내용도 KB스타즈에 한 걸음 앞서는 경기를 펼쳐왔다는 점에서 플레이오프에서도 자신감을 가질 수 있는 상황이다.
반면 KB스타즈는 앞서도 언급 됐듯 챔프전에 직행한 정규리그 1위 우리은행에게는 상당한 강점을 나타내고 있지만 플레이오프에서 맞붙을 신한은행을 상대로는 상당한 열세를 나타내고 있다.
따라서 KB스타즈가 플레이오프에서 신한은행을 잡아낸다면 챔프전에서 우리은행을 상대로 좋은 경기를 펼칠 가능성이 매우 높게 보인다. 경우에 따라서는 창단 첫 챔프전 우승도 바라볼 수 있다.
신한은행은 지난 시즌 챔프전 당시 상당한 전력 누수와 체력적인 열세에도 불구하고 우리은행을 상대로 선전했지만 끝내 우리은행의 벽을 넘지 못했다. 올 시즌에도 우리은행을 상대로 좋은 경기를 펼치지 못하고 약세를 보여왔다는 점에서 KB스타즈를 상대로 승리한다고 하더라도 챔프전에서 고전이 예상된다.
이와 같이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3개 팀은 큰 틀에서는 정규시즌 순위가 그대로 이들 팀간 역학구도를 말해주는 것처럼 보이지만 상대 전적이나 플레이스타일을 좀 더 자세히 들여다 보면 큰 차이는 아니지만 서로 물고 물리는 역학관계를 확인해 볼 수 있다.
이제 여기서 한 가지 더 고려해야 할 상황은 시즌 막판 발생한 변수들이다.
우리은행은 그 동안 주전 선수들의 체력소모가 극심했고, 주전 가드 이승아의 부상도 간단치 않았지만 정규시즌 일정을 한 달 가량 앞둔 상황에서 3년 연속 정규리그 1위를 확정 지은 만큼 충분한 재충전의 시간을 확보했다는 점에서 3년 연속 통합우승에 매우 근접해 있다고 볼 수 있다.
다만 챔프전이 4차전 이후까지 이어질 경우 다시 한 번 주전선수들에 대한 의존도가 높고 대체요원들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체력적인 부담이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신한은행은 우선 신정자의 영입으로 분명 ‘4번’ 포지션의 파괴력이 더 없이 강화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신한은행은 외국인 선수의 변수가 문제다. 신한은행은 부상을 당한 브릴랜드의 대체 선수로 영입한 샌포드를 최근 퇴출시켰다. 때문에 신한은행은 외국인 선수를 크리스마스 한 명으로 끌고 가야 한다. 최대 보름간 최대 8경기를 치를 수도 있는 포스트시즌 일정에서 크리스마스가 정규시즌처럼 매 경기 신한은행의 든든한 버팀목이 될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KB스타즈는 시즌 막판으로 오면서 주전 선수들의 체력 문제와 부상 문제로 인해 슛율이 저하되는 등 전반적인 경기력이 저하된 것이 문제점이자 변수다.
특히 3점슛이 주요 득점루트인 KB스타즈의 팀컬러상 선수들의 체력이 떨어지거나 부상으로 인해 슛밸런스가 흐트러질 경우 걷잡을 수 없이 무너질 수 밖에 없다.
실제로 최근 KB스타즈가 당한 4연패는 포스트시즌 일정에 대비한 안배 차원의 경기운영을 펼친결과로도 볼 수 있지만 일단 경기마다 3점슛 난조가 주요 패인이었던 만큼 최근 KB스타즈가 겪고 있는 4연패 상황은 결코 간단해 보이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