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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핑 파문' 박태환 전국체전 출전 강행...도대체 왜?

JACK LIM 2015. 2. 17. 1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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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9월 인천아시안게임 2개월 전 모병원에서 금지약물인 테스토스테론 성분이 함유된 네비도 주사 4㎖를 투여받음으로써 국제수영연맹(FINA)의 금지약물복용(도핑) 검사에서 양성 반응이 나와 파문을 일으킨 '마린보이' 박태환을 둘러싼 새로운 의문점이 제기됐다. 

SBS 권종오 기자는 최근 칼럼에서 박태환에 대한 FINA의 징계 시점(始點)이 당초 알려진 2014년 9월 3일이 아닌 2014년 12월 8일로 굳어진 상황임을 전하면서 박태환이 첫 도핑 검사에서 양성 반응 통보를 받고도 왜 전국체전 출전을 강행했는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박태환에 대한 징계 시점이 12월 8일로 확정될 경우 박태환의 2016년 리우 데 자네이루 올림픽 출전은 사실상 좌절된다는 점에서 징계가 적용되는 시점이 언제부터이냐의 문제는 대단히 중요한 부분이다. 

여기서 2014년 9월 3일은 박태환이 FINA로부터 A샘플 도핑 검사를 받은 날이고, 2014년 12월 8일은 A샘플 검사에서 테스토스테론 양성반응을 통보받은 박태환이 이에 불복, B샘플 도핑 검사를 받았으나 다시 양성 반응이 나와 '임시 선수자격 정지'가 확정된 날이다. 


만약 박태환이 최초 도핑 양성반응을 통보받은 10월 30일 곧바로 이를 시인하고 B샘플 조사를 포기했더라면 징계 시점은 소변 샘플 채취일인 9월 3일로 소급될 수 있었지만 박태환은 이에 불복해 B샘플 검사를 요청했고, 그 사이 전국체전(10월28일-11월3일)에 출전해 4관왕에 올랐다. 

이후 박태환은 B샘플을 통한 검사에서도 양성반응을 나타냄으로써 12월 8일 '임시 선수자격 정지'가 확정됐다. 



결국 박태환은 징계 시점을 샘플 채취일로 앞당기는 '소급 적용 혜택'을 받지 못하게 됨에 따라 결과적으로 리우 올림픽 출전 기회를 스스로 날려버릴 위기에 직면했다. 


이와 관련, 대한체육회 고위 관계자는 "박태환의 경우 도핑 사실을 시인한 게 아니고 이의를 제기한 것이기 때문에 징계 시점이 9월3일이 되기는 어렵다. 체육회는 12월 8일부터 징계가 시작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박태환이 양성반응을 통보받은 뒤에도 왜 전국체전 경기에 나왔는지는 정말 의문"이라고 말했다. 

한국도핑방지위원회(KADA)의 한 간부도 "국가대표 선수들을 대상으로 도핑 관련 교육을 할 때 양성반응을 통보받으면 대회에 절대 출전하지 말라고 수없이 강조했다"고 말했다.


   

역대 도핑 관련 징계 사례와 판례에 비추어 보면 박태환의 경우 FINA 청문회에서 소명을 잘 한다고 해도 최소 18개월 이상의 자격정지 징계가 유력하다 2014년 12월 8일이 징계 시점으로 정해질 경우 18개월 징계를 받는다고 가정하면 2016년 6월 7일에 징계가 끝난다. 

2016 리우 올림픽이 8월 5일에 개막하고, 통상 올림픽 개막 석 달 전에 올림픽에 출전할 국가대표 선발전이 치러진다는 점을 감안할 때 박태환의 징계가 예상되는 내용대로 이루어질 경우 박태환의 은퇴 무대가 리우 올림픽이 될 가능성은 사실상 사라지게 된다. 

그렇다면 박태환은 도대체 왜 전국체전 출전을 강행했던 것일까? 결국 열쇠는 박태환 측이 쥐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 

가장 우선적으로 추측할 수 있는 부분은 박태환 측이 A샘플 검사에서 양성 반응이 나왔지만 이 결과를 착오로 생각하고 B샘플 검사에서는 음성반응이 나올 것을 확신한 상태에서 전국체전 출전을 강행했을 가능성이다. 첫 검사 결과를 통보 받은 이후 병원 측에 곧바로 강력하게 항의했다는 사실을 비춰봐도 어느 정도 추측이 가능하다. 


하지만 앞서 도핑 문제에 관해 철두철미 했던 박태환이 '도핑 관련 교육에서 '양성반응을 통보받으면 대회에 절대 출전하지 말라'고 강조한 KADA의 교육 내용을 무시하고 독단적인 판단으로 대회에 출전했을 가능성에 대해서는 의문이 남는다. 


그렇다면 여기서 추측해 볼 수 있는 부분은 수영연맹이나 박태환의 소속팀인 인천시청이 개입됐을 가능성이다. 




하지만 수영연맹이 박태환의 도핑 양성 반응을 FINA로 부터 통보 받은 시점은 작년 12월로 박태환 측이 관련 사실을 통보 받은 시점보다 1개월 이상 늦다. 이와 같은 상황은 인천시청도 마찬가지였을 터. 


결국 박태환 측이 10월 30일 도핑 양성 반응 통보 사실을 수영연맹이나 인천시청에 알렸다면 전국체전 출전을 막았겠지만 박태환 측이 일단 관련 사실을 감추고 있는 상황이었다면 당연히 전국체전의 흥행을 생각하는 수영연맹이나 인천의 메달 레이스를 생각하는 인천시청의 입장에서 박태환의 전국체전 출전을 당연하게 여겼을 것이다. 


만약 박태환 측이 석연치 않은 이유를 들어 전국체전 출전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였다면 수영연맹이나 인천시청에서 박태환에게 따가운 시선을 보낼 것이 분명했다고 본다면 박태환 측이 B샘플 검사 결과를 기다리면서 A샘플 검사 양성 반응 통보 사실을 숨기기 위해 전국체전 출전을 강행했다는 추측이 가능하다. 


결과적으로 A샘플 검사 결과가 B샘플 결과에서 뒤집어지는 박태환 측이 바랬던 '기적'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그리고 박태환 측의 상황 오판이 그나마 실낱 같은 희망이라도 가져볼 수 있었던 올림픽 출전 가능성을 '제로(0)'에 가깝게 만들어 버린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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