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

프로야구 'FA 시장 거품론'에 동의하기 어려운 이유

JACK LIM 2014. 11. 27. 23:24
반응형

프로야구 자유계약선수(FA) 시장 규모가 600억 원에 육박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19명의 선수가 나온 올해 FA 시장에서 원소속구단과 계약을 체결한 8명의 선수에 대한 계약 규모는 물경 400억 원에서 약간 빠지는 3955천만 원.

 

한국야구위원회(KBO)가 지정한 FA 원소속구단 우선 협상 마지막 날인 지난 26일 오후 LG 트윈스 박용택이 4년간 총액 50억원에 계약하면서 스타트를 끊었다.

 

이어 SK 와이번스 최정이 4년간 총액 86억원에 계약을 체결, 지난해 롯데 자이언츠 강민호가 세웠던 역대 FA 최고액 기록(4년간 75억원)을 갈아치웠다. SK는 김강민과도 4년간 총액 56억원에 계약했다.




 삼성 라이온스에서도 계약 소식이 이어졌다.

 

우선 윤성환이4년간 총액 80억원, 안지만이 4년간 총액 65억원, 조동찬이 4년간 총액 28억원에 계약을 체결한 것. 이로써 삼성은 이날 하루만 3명의 선수에게 174억원을 풀어 전력 누수를 차단하는 데 성공했다.

 

이어 협상 마감시한인 자정이 임박할 즈음 SK가 조동화와 4년간 총액 22억원에, 한화 이글스가 김경언과 3년간 85000만원에 극적으로 계약을 체결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이로써 FA 원소속구단 우선 협상 마지막 날 팀 잔류를 선택한 8명의 선수에게 돌아간 몸값은 400억원에서 약간 빠지는 3955000만원에 이르렀다.

 

이제 남은 관심은 원소속구단과의 우선 협상이 결렬된 11명의 선수들에게 집중되고 있다.

 

이들 11명의 선수 가운데는 롯데 구단이 제시한 88억원 규모의 계약을 거부하고 2차 협상 무대에 나온 장원준(롯데)을 비롯해 배영수, 권혁(이상 삼성) 나주환, 이재영(이상 SK), 송은범(KIA), 이성열(넥센) 등 준척급 이상의 선수들이 포진해 있다.




 

상황상 분위기상 이들 11명의 선수들의 계약 규모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결국 작년 FA 시장 총 규모인 5235천만 원을 뛰어 넘는 것은 물론 600억 원 돌파도 불가능한 일은 아니어 보인다.

 

이와 같은 양상을 두고 소위 거품론이 거세게 제기되고 있다.


한국 프로야구 시장 규모로 볼 때 이 같은 FA 시장의 규모는 지나치게 부풀려져 있다는 말이다.

 

특히 올해까지 프로야구를 운영해 온 9개 구단들 대부분이 모기업 계열사들의 호주머니를 털어 나오는 광고비 등 지원금으로 구단을 운영해 온 점과 모기업의 지원에도 불구하고 만년 적자인 구단 재정을 감안할 때 불과 20명도 안 되는 선수들에게 600억 원에 달하는 돈을 안기는 것은 분명 정도가 지나친 과열 양상 내지는 거품 현상이라는 지적이다.

일각에서는 FA 자격 취득 요건이 지나치게 높고 엄격하다 보니 매년 FA 시장에 나오는 우수한 선수 자원의 수가 한정될 수 밖에 없다는 점을 지적하며 FA 자격 취득 요건을 완화해 좀 더 많은 FA 선수들이 시장에 나올 수 있도록 해야 수요와 공급에 균형을 찾아 FA 시장 역시 이성을 찾을 것이란 대안도 제시되고 있다.

 

과연 한국 프로야구 FA 시장은 정말 거품이 잔뜩 낀 것일까? FA 자격 취득 요건을 낮추면 정말 거품이 꺼질까?

 

위 두 질문에 모두 동의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국민 스포츠로까지 불리는 한국 프로야구는 적어도 대한민국에서는 그 어떤 대기업도 부럽지 않은 거대한 산업군을 형성하고 있다.




 

단순히 광고비를 얼마를 받았는지, 티켓을 얼마나 팔고 매점 매출이 얼마나 되는지, 그리고 구단의 회계장부가 흑자인지 적자인지를 떠나 프로야구라는 산업이 유발하는 수 많은 파생 사업들이 생겨나고, 방송, 게임 등 프로야구와 밀접한 관계를 갖는 산업들의 전체 규모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프로야구판 전체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스타급 FA 선수들에게 600억 원의 몸값을 안기는 것이 과연 지나치다고 할 수 있을까?

 

선수들의 몸값에 있어 단위 자체가 다른 미국 메이저리그나 일본 프로야구와의 비교는 필요도 없다. 그냥 국내 프로야구와 프로야구 관련 산업 규모를 종합적으로만 고려해 봐도 거품론에는 동의하기 어렵다.

선수들을 CCTV로 감시하고 구단 수뇌부가 감독의 선수기용에까지 관여하는 수준 이하의 구단운영으로 모기업 이미지가 땅에 떨어진 롯데 같은 구단을 제외하고 프로야구단을 운영하는 대부분 대기업들은 그나마 프로야구에 돈을 쓰기 때문에 국민들로부터 욕을 덜 먹는 측면이 있다.

 

경영권 분쟁에 탈세, 분식회계, 노동탄압 등 각종 범죄의 온상과도 같은 대한민국 재벌 기업들이 프로야구단이라도 운영하지 않았다면 아마도 기업 이미지 제고에 프로야구단 운영비의 몇 배에 달하는 돈을 써야 했을 것이다.

 

기업의 광고 및 홍보, 마케팅의 측면에서 봐도 프로야구단을 운영하는 대기업들은 이득을 보고 있다고 봐야 한다. 대한민국 국민들은 사실상 일년 내내 프로야구에 둘러싸여 산다. TV를 켜면 각종 야구 프로그램에 노출되고, 프로야구 관련 게임의 종류도 엄청나다. 또 구단의 프랜차이즈 스타급 선수들은 그대로 기업의 광고판 노릇을 한다.



 

프로야구단들의 모기업들이 이처럼 다채로운 매체에 일년 내내 자사의 브랜드 인지도와 브랜드 호감도를 높이기 위해 광고비와 홍보비를 집행, 광고를 틀고 홍보활동을 펼친다고 했을 때 과연 프로야구에 들이는 돈보다 적은 돈으로 그 모든 일들이 가능할까?

 

모기업의 지원금으로 구단이 운영되는 구조와 체질의 개선이 필요하다면 선수들의 몸값에 대한 거품론을 제기할 것이 아니라 프로야구 산업의 수익성 제고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 야구 산업 자체를 통해 수익을 확대할 수 있는 방안을 연구하고 이를 제도화 하고 실천해 효과를 낸다면 프로야구판 자체의 체질이 강화될 것이다.

 

FA 선수들의 몸값이 겁난다면 수 많은 연봉 3천만 원 미만의 선수들의 연봉을 현실화 시켜 이들에게 생활에 대한 걱정 없이 야구에만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줌으로써 가까운 장래에 스타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하면 된다.

 

FA 선수들과 비교할 때 실력 면에서 큰 차이가 없는 젊은 선수들을 많이 보유한 구단이라면 굳이 FA 선수를 영입하기 위해 원치 않는 거액을 쓸 필요가 없어질 것이다.

 

FA 취득 요건을 완화하는 것은 FA 시장 안정을 위한 대안으로 볼 수도 있지만 스타급 선수들의 해외 유출을 가속화 시켜 전체적으로 한국 프로야구의 질적 저하를 가져올 위험도 있다는 점에서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