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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연재, 화려한 갈라쇼 이면의 아쉬운 뒷맛

JACK LIM 2014. 10. 18. 2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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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4 인천아시안게임을 통해 ‘아시아 리듬체조의 지존’으로 확실하게 자리매김한 손연재가 18일  일산 킨텍스에서 개막한 리듬체조 갈라쇼 ‘LG 휘센 리드믹 올스타즈 2014’ 공연 첫날 세계 정상급 리듬체조 선수로서의 클래스를 과시하는 한편, 대중음악, 클래식, 발레등 다양한 장르의 예술 콘텐츠와의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색다른 면모를 뽐냈다. 

 

'리드믹 판타지아(Rhythmic Fantasia)’를 테마로 한 이번 공연은 W필하모닉오케스트라, 코리언발레시어터 등 클래식과의 콜라보레이션 무대로 꾸며진 1부 공연과 걸스데이, 엔씨아 등 K-POP 스타들이 함께한 2부 공연으로 구성됐다. 


50인조 W필하모닉오케스트라의 웅장한 연주로 시작한 오프닝 공연에서는 손연재를 중심으로한 참가 선수 전원이 코리언발레시어터의 남성무용수들과 함께 우아하면서도 멋진 콜라보레이션 무대를 펼쳤다. 


발레 스폐셜 스테이지에서는 발레리나로 변신한 손연재가 정상급 발레리노 윤전일과 함께 ‘로미오와 줄리엣’에 맞춰 우아하고 성숙한 발레 연기를 선보였고, 1부 마지막 공연인 갈라쇼 프로그램에서는 블랙과 레드 컨셉의 강렬한 의상을 입고 등장한 손연재가 발레곡 ‘에스메랄다’에 맞춰 멋진 리듬체조 연기를 펼쳐 갈채를 받았다. 


 

이와 함께 손연재의 절친으로 알려진 알렉산드라 피스쿠페스쿠(루마니아)와 런던올림픽 은메달리스트 다리아 드미트리예바(러시아)를 비롯한 스페인, 이탈리아 그룹팀이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을 앞세운 화려한 퍼포먼스를 펼쳐 보여 공연장에 운집한 4천여 한국 팬들에게 리듬체조의 진수를 보여줬다. 


1부 공연이 클래시컬한 분위기에다 리듬체조 자체에 충실한 무대가 펼쳐졌다면 2부 공연에서는 리듬체조에 대중음악의 멜로디와 리듬을 접목한 파격적인 무대가 펼쳐졌다. 

 

손연재는2부 공연에서 박효신의 감미로운 발라드곡 ‘야생화’에 맞춰 아름다운 리본 연기를 선보였고, 마지막 피날레 무대에서는 지드래곤의 ‘삐딱하게’를 라이브로 소화하며 숨겨뒀던 끼를 마음껏 발산했다. 


올해로 4회째를 맞는 손연재 리듬체조 갈라쇼는 세계적으로도 그 사례를 찾기 힘든 공연으로 리듬체조를 좀 더 친숙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다채로운 무대로 리듬체조의 국내 저변확대에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손연재는 이날 "관객들에게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표현력이 중요한 무대다. 좋은 무대를 꾸미고 싶었다. 팬들이 공연 중에도 계속 응원을 해줘서 힘을 내서 공연에 임했다”라며 "갈라쇼가 회를 거듭할수록 점점 많이 알려지는 것 같아서 좋다. 점점 발전하는 것 같다"고 만족감을 나타냈다. 


손연재는 이어 "이제는 리듬체조가 대중에게 많이 알려져서 기쁘다." 리듬체조의 매력이 좀 더 사람들에게 알려진 것 같다."고 갈라쇼 개최 성광에 대해서도 만족감을 드러냈다. 


월드컵 11회 연속 메달 획득에 한국 리듬체조 사상 첫 월드컵 개인종합 금메달, 세계선수권 개인종합 4위, 그리고 한국 리듬체조 사상 첫 아시안게임 금메달까지 리듬체조 선수로서 손연재는 올해 세운 목표를 100% 달성했다. 



이와 함께 손연재는 이번 리듬체조 갈라쇼 무대를 통해 스포츠스타를 넘어선 대중스타로서의 입지도 확실하게 다졌다. 


리듬체조 선수로서 안방에서 치러진 아시안게임 정상 등극을 통해 자신의 기량을 확실하게 검증받은 데 이어 갈라쇼 무대의 주인공으로서 스스로 지닌 넘치는 끼와 스타성을 확실하게 증명했다는 점에서 손연재의 대중적 인지도와 호감도는 정점에 다다른 것으로 보인다. 


손연재가 앞으로도 현재의 호감도와 인지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2016 리우 데 자네이루 올림픽까지 남은 2년이라는 시간동안 올림픽 메달 획득에 필요한 자신만의 독창적인 기술을 개발하는 등 기량향상을 꾸준히 이루어 가면서 월드컵 등 주요 국제대회에서 현재 올라 있는 자신의 입지를 지켜나가야 한다. 

여기서 한 가지 아쉬운 점을 짚고 넘어가자면 손연재의 전국체전 불참이다. 


손연재는 오는 28일부터 제주도에서 열리는 전국체전 출전에 대해 체력적인 부담을 이유로 불참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손연재 측은 제주도민들에게 양해를 구하며 "세계선수권대회와 아시안게임 등으로 쉼 없이 달려왔다"며 "체력적인 부담도 컸고 발목 상태도 좋지 않다. 전국체전 나선다 해도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할 것 같다."고 전국체전에 출전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물론 손연재의 현재 상황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일년 내내 훈련과 대회출전을 거듭하며 살인적인 일정을 소화해 온 손연재의 입장에서 지금 바라는 것은 휴식 뿐일 것이다. 


하지만 만만치 않은 에너지가 소모되는 갈라쇼를 준비할 시간과 체력은 있고, 전국체전에 출전해 자신이 일년 내내 펼쳐온 연기를 한 번 더 펼치는 것은 체력적인 부담때문에 못하겠다는 말은 분명 설득력이 떨어진다. 



한 시즌 일정을 훌륭한 성과와 함께 끝내고 전국체전에 출전한 손연재에게 국내 팬들이 기대하는 것이 과연 종목별로 18점대의 점수를 받을 수 있는 세계 최정상급의 연기일까? 결코 그렇지는 않을 것이다. 그저 손연재의 연기를 직접 눈으로 보는 것 만으로 만족스러울 것이다. 


손연재가 순위와 점수에 대한 부담 없이 시범경기를 치른다는 마음으로 전국체전에 참가하기로 했다면 더 할 나위 없는 팬 서비스가 될 수 있었을 것이다. 리듬체조 선수로서의 진정성과 성실성을 드러내 보여줄 수도 있었을 것이다. 


손연재는 개인으로서 한 명의 선수이기도 하지만 대한체육회와 대한체조협회의 지원을 받는 리듬체조 국가대표팀의 일원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국내에서 열리는 가장 큰 체육행사인 전국체전에 대한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 


손연재와 손연재의 소속사가 한 번쯤 다시 생각해 볼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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