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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영화 <족구왕>이 지닌 스포츠 영화로서의 가치

JACK LIM 2014. 8. 27. 1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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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서 국민 생활스포츠라고 할 수 있는 족구를 소재로 한 인디영화 <족구왕>이 누리꾼들의 호평 속에 인디영화의 흥행성공 바로미터라고 할 수 있는 1만 관객을 돌파했다.

 

지난 21일 개봉 이후 일주일 만이다.

 


엄밀하게 말하면 <족구왕>은 스포츠 영화라기 보다는 캠퍼스 청춘영화라고 할 수 있다.

 

족구를 소재로 하고 있고, 족구 장면이 많이 등장하고, 그 곁가지로 우유 팩차기 같은 과거 대학교 내에서 성행하던 놀이가 등장할 뿐 영화의 본질은 청춘의 진정한

특권과 가치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작품이다.

 

하지만 <족구왕>은 스포츠 영화라고 해도 충분한 가치를 지닌 영화라고도 할 수 있다.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숨기지 않고 당당히 드러내고 그 일에 열정을 바치는 내용을 담고 있다는 점에서 아마추어리즘의 본질적인 미덕과 일맥상통하기 때문이다.

 

영화의 줄거리는 대략 이렇다.

 

군대에서 막 전역한 24살 식품영양학과 복학생 만섭은 복학을 하기 위해 학교에 들어서자마자 입대 전 족구장이었던 자리에 가보지만 그 자리는 테니스장으로 변해 있었다. 나중에 알고 보니 족구장에서 들리는 학생들의 소음이 면학 분위기를 해친다는 이유로 대학 측에서 족구장을 없애고 테니스장을 만든 것.

 

기숙사를 배정 받고 룸메이트를 처음 만난 순간 만섭은 방장 격인 같은 과 선배 형국으로부터 떤 생각 하지 말고 공무원 시험 준비나 하라는 충고를 듣지만 만섭은 그런 선배 면전에 자신은 연애를 하고 싶다고 용감하게 선언한다.

 

이후 만섭은총장과의 대화시간에 족구장을 만들어 줄 것을 건의하지만 돌아오는 반응이 시원치 않았다. 족구장을 만드는데 찬성한다고 손을 든 사람은 단순히 살을 빼야 한다는 생각에 손을 든 미래와 자신의 친구 철호뿐이다.

 

한편, 만섭은 영어회화 강의 첫 시간에 학교 홍보모델 출신의캠퍼스 퀸안나를 보고 첫 눈에 반해 강사가 과제로 내준 영어연극 파트너를 제안하게 된다. 만섭의 다소 무모하고 엉뚱한 행동과 태도를 재미있게 본 안나는 전직 국가대표 축구선수 썸남강민의 시선은 아랑곳 하지 않고 만섭의 제안을 받아들인다.

 

영어과제 파트너 제안을 받아들인 안나는 만섭과 영어연극 과제 수행에서 더 나아가 만섭의 족구장 건립 학생 서명운동을 돕는는데 이때 안나의썸남으로 안나가 만섭과 영어연극 파트너도 모자라 족구장 건립서명운동에까지 참여하는 것이 못마땅했던 전직 국가대표 축구선수 강민은 서명운동 장소에 나타나 행패를 부리고, 이를 보다 못한 만섭은 강민과 일대일 족구대결을 벌여 강민의 코를 납작하게 만들어 버린다.

 

그런데 이들의 족구장면을 촬영한 학생들이 이를 공유하면서 만섭은 졸지에 족구영웅이 되고 순식간에 학교 전체가 족구열기에 휩싸인다. 그리고 급기야는 학생들의 열화와 같은 요구로 체육대회 기간에 족구대회까지 열리게 된다.



 

만섭은 같은 과 친구 창호, 미래와 한 조를 이뤄 식품영양학과 대표로 족구대회에 출전하고 만섭에 대한 복수심에 불타오른 강민은 최강 해병대 예비역팀에 들어가 만섭과의 최후의 일전을 준비한다.

 

영화의 하이라이트는 단연 과 대항 족구대회다.

 

군대에서 족구 좀 해 봤다는 남성이라면 족구에 배구 못지 않은 수 많은 작전과 테크닉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 것이다.

 

요즘은 직장 족구팀이 활성화 되어 있고, 족구가 대한체육회 산하 경기단체로 등록이 되어 있으면서 종종 스포츠 전문 케이블 채널에서 족구 대회를 중계방송 해 주기 때문에 일반 시청자들도 족구의 묘미를 즐길 수 있는 기회가 있다.

 

또 월드컵과 같은 축구 국가대항전이 열리게 되면 세계적인 축구선수들이 컨디션 조절을 위해 족구를 하는 장면을 종종 볼 수 있고, 그런 장면들이 화제가 되기도 한다.

 

영화에서도 역시 과 대항전으로 열리는 족구대회에서 상대의 전력을 분석하고 그에 따른 작전을 구사하는 장면과 함께 호쾌한 스파이크라든지 시간차 공격 같은 배구에서 봐 왔던 테크닉이 발로도 훌륭히 이뤄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동남아지역에서 성행하던 등나무 공을 발로 차서 네트 건너 상대 코트로 넘기는 묘기에 가까운 발배구세팍타크로가 아시안게임 정식 종목으로 이루어지고 있음을 감안하면 족구도 언젠가는 그와 같은 대형 스포츠 이벤트 무대에서 정식 종목으로 채택될 것도 기대해 볼 만하다.

 

그런 와중에 <족구왕>에서는 <소림축구> 같은 무협 판타지 영화에서 나오는 만화와도 같은 장면이 등장하면서 관객들의 웃음을 자아내기도 하지만 영화에서 관객들의 자연스러운 웃음을 끌어내는 요소는 역시 자신들도 한 번쯤은 경험해 봤던 족구 장면이다.

 

앞서도 언급했듯 이 영화는 청춘의 시기에 자신이 좋아하는 족구라는 스포츠에 순수한 열정을 쏟아 붓는 주인공 만섭의 모습에서 오늘날 살인적인 등록금과 취업이라는 현실적인 문제에 부딪혀 가슴 속에 간직한 좋아하는 일에 대한 열정을 분출시키지 못하는 이 시대 청춘들에게 지금 당장 하고 싶은 일을 시작하라는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복싱 국가대표로 인천 아시안게임 출전에 도전했던 배우 이시영이나 종합 격투 스포츠 이벤트인 로드FC에 선수로서 출전해 멋진 TKO 승을 거둔 개그맨 윤형빈 등은 자신이 지닌 스포츠에 대한 열정을 참기 보다는 적극적으로 분출시켜 오히려 자신의 본업을 더욱 더 잘 해낼 수 있는 에너지를 얻은 좋은 케이스다.




 

지금 대학에 다니고 있는 젊은이들이나 입시를 앞두고 있는 중고 수험생들이 자신이 좋아하고 즐기고 싶은 스포츠에 일주일에 한 두 번이라도 열정을 쏟아 부을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다면 자신이 목표로 하고 있는 일을 이뤄내는 데 도움이 되는 좋은 에너지를 많이 얻어낼 수 있다.

 

이것이야 말로 체육이 추구하는 가치이자 진정한 아마추어리즘이라고 할 수 있다.

 

진정 좋아하고 재미있는 일에 바로 지금 열정을 바치라는 영화 <족구왕>의 메시지는 체육이 추구하는 가치이자 진정한 아마추어리즘을 말하고 있다는 점에서 스포츠 영화로서 <족구왕>이 갖는 가치를 나타내주고 있다고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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