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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명보호, 가나 평가전 통해 재확인한 두 가지 교훈

JACK LIM 2014. 6. 10. 1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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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이 2014 브라질월드컵 개막을 앞두고 아프리카의 강호 가나와 치른 마지막 공개 스파링에서 KO패를 당했다.

 

한국은 10일 오전(한국시간) 미국 마이애미의 선라이프 스타디움서 열린 가나와의 최종 평가전에서 전.후반 각각 두 골씩을 내준 끝에 0-4로 패했다.

 

홍명보 감독은 4-2-3-1 포메이션을 바탕으로 원톱에 박주영(아스날)을 기용했고, 그 뒤를 구자철(마인츠), 좌우 측면에는 손흥민(레버쿠젠)과 이청용(볼튼)을 포진시켰다. 또한 중앙 수비형 미드필더 자리에는 기성용(스완지시티)과 한국영(가시와), .우 측면 수비에는 윤석영(퀸즈파크레인저스)과 김창수(가시와), 중앙 수비에는 곽태휘(알힐랄)와 김영권(광저우)이 기용됐다. 그리고 골키퍼에는 정성룡(수원)이 기용됐다.

 

이날 경기는 전반 11분 김창수의 스로인 미스와 그에 이어진 가나의 역습이 골로 연결되며 한국이 경기 초반부터 끌려가는 상황이 연출됐지만 그 이전 상황은 한국이 나쁘지 않았다. 선제골을 허용한 뒤에도 우리 대표팀의 움직임은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실속이 없었다.




 

그러다 후반 막판에 곽태휘의 실책성 플레이에서 비롯된 가나의 역습에서 추가골을 허용한 것이 더욱 더 경기의 흐름을 어렵게 만들었고, 후반 들어 조급한 플레이들이 이어지면서 골은 골대로 들어가지 않고, 오히려 상대 역습에 우왕좌왕 하는 모습을 노출하면서 두 골을 더 내주고 말았다.

 

이날 경기를 통해 홍명보호는 과거 한국 축구가 되풀이했던 악습을 답습했다. 사실은 그것이 어쩌면 브라질월드컵 본선에서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을 수 있는 요소로서 작용할 수 있는 좋은 교훈이 될 수 있다.

 

홍명보호가 이번 가나전을 통해 얻은 교훈은 크게 두 가지 정도로 요약해 볼 수 있다.

 

하나는 우리의 페이스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는 점이다. 이번 가나와의 평가전을 보면서 많은 사람들이 지난 2010년 남아공월드컵 본선 아르헨티나전을 떠올렸을 것이다.

 

당시도 허정무 감독이 이끌던 대표팀은 아르헨티나의 곤살로 이과인에게 해트트릭을 허용하고, 박주영이 자살골을 넣는 등 총 4골을 내줬다. 우리가 기록한 골은 이청용이 전반 막판 기록한 한 골이었다.

 

당시 경기 상황을 복기해보면 전반 15분 리오넬 메시가 문전 쪽으로 올린 프리킥을 박주영이 발로 걷어낸 것이 그대로 한국 골망을 흔들고 말았다. 당시에도 전반 15분 이내에 골을 허용하면서 한국은 그때까지 잘 잡고 있던 균형적인 경기 흐름을 놓치고 말았고, 전반 33분 세트피스 상황에서 이과인에게 추가골을 허용했다.

 

하지만 후반 막판 이청용이 기습적인 만회골을 성공시키면서 한국은 다시 한 번 경기의 흐름과 주도권을 잡고 후반전을 맞이할 수 있었지만 후반 8분 아르헨티나에게 추가골을 허용하며 너무 일찍 경기의 흐름을 놓쳐버리고 말았고, 우리 페이스대로 경기를 펼칠 수 없는 상황이 만들어졌다. 그리고 5분뒤 쐐기골을 얻어맞으면서 추격의지를 상실하고 말았다.

 

만약 당시 후반 20분 정도까지 대표팀이 1-2 상황을 유지했다면 그때부터는 아르헨티나 역시 초조해질 수 있었고, 한국의 역습에 당황하는 장면을 여러 차례 연출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미 후반 15분이 지나기 전에 3골차로 점수차를 벌렸기 때문에 아르헨티나로서도 이후 무리하지 않는 여유 있는 경기를 펼칠 수 있었다.

 

한 순간 집중력 저하가 팀 전체의 경기 페이스를 놓쳐버리는 결과로 이어진 셈이다.

 

이번 가나전 역시 전반전에 내준 두 골 보다는 후반전 7분 허용한 세 번째 골이 우리 대표팀이 반격의 흐름을 잡아나가는 데 결정적인 타격을 입혔다.




 

결국 전.후반 초반 우리 수비진의 집중력 저하가 대표팀 스스로 자기 페이스를 놓치게 만드는 원인으로 작용했다.

 

따라서 러시아와의 브라질월드컵 예선 첫 경기에서는 우리 페이스를 잃지 않는 플레이를 펼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 원동력은 결국 경기 초반부터 집중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개인의 긴장감을 관리하는 멘탈 매니지먼트라고 할 수 있다.

 

이번 가나전을 통해 얻은 두 번째 교훈 역시 경기의 흐름과 페이스에 연관된 것으로 골 결정력을 더욱 더 높여야 한다는 것이다.

 

이날 경기에서 한국이 먼저 실점한 상황에서 전반 39분 손흥민이 시도한 슈팅이 골포스트를 맞고 나오지 않고 그대로 골로 연결이 됐다면 이후 경기의 양상은 상당히 달랐을 것이다. 그 골을 기반으로 더욱 더 가나를 몰아붙여 추가골을 만들어냈을 수도 있고, 최소한 전반을 동점을 마치면서 후반전을 좀 더 여유있는 심리상태로 맞이할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손흥민의 슈팅이 골대 불운을 당하고 오히려 아사모아 기안의 추가골이 터지면서 승세는 급격히 가나쪽으로 기울었다. 결국 골을 넣을 수 있을 때 확실하게 마무리 해야 한다는 사실을 이 한 경기를 통해 새삼 절감했을 것이다.

 

가나를 상대로 최종 평가전이라는 타이틀이 무색할 만큼의 대패를 당한 홍명보 감독이지만 그는경기 직후 인터뷰에서 아직 실망하긴 이르다고 생각한다. 문제점을 인식한다면 짧은 시간에도 변할 수 있다. 남은 기간 잘 준비해서 좋은 모습 보여드릴 것이라고 말했다.

 

대다수 국민들은 여전히 홍 감독을 믿고 있고, 믿고 싶다. 이제 홍 감독과 선수들이 자신들이 가진 능력을 증명할 수 있는 평가전은 없다. 남은 것은 월드컵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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