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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종환 감독, 시대착오적 '사랑의 꿀밤론' 강변 유감

JACK LIM 2014. 4. 17. 1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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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축구 K리그 클래식 성남FC의 박종환 감독이 연습경기 도중 선수를 구타한 것으로 알려져 물의를 빚고 있다.

 

17일 축구전문매체인 '베스트일레븐'은 한 성남 소식통을 인용, 박 감독이 지난 16일 오후 성남 탄천종합운동장에서 성균관대학교와 치른 친선 경기서 전반전을 마치고 하프 타임 때 그라운드에서 선수 두 명의 안면을 주먹으로 수 차례 때렸다고 보도했다.

 

이 매체에 따르면 박 감독은 성남 선수들이 그라운드에 둥글게 모여 있는 가운데 주전 미드필더 김성준과 신인 김남건에게 욕설과 함께 얼굴에 손찌검을 했다.




 

성남 팬들은 성남 구단 자유 게시판에서 "국가인권위원회와 대한축구협회 차원에서 박 감독을 조사해야 한다"라고 성토하고 있다.

 

이에 대해 박 감독은 한 언론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선수들한테 직접 물어보면 좋겠다. 전반에 너무 경기력이 형편없어 '대학 선수들하고 하는데 더 잘 해야 하지 않겠느냐'며 폭행이 아니라 꿀밤 한 대씩 줬다. 그것 뿐"이라고 보도 내용을 부인했다.

 

그는 이어 "여태껏 선수들에게 싫은 소리도 안 했다. 내가 선수들을 얼마나 아끼는데…. 손찌검을 했다는 것은 말도 안 된다"고 덧붙였다.

 

박 감독은 이번 논란이 불거진 데 대해 누군가 자신을 음해하고 있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박 감독의 주장대로 누군가 박 감독을 음해하기 위해 언론에 관련 사실을 제보했다고 치자. 그렇다고 하더라도 박 감독이 말하는 꿀밤과 손찌검의 차이를 이해하기 어렵다.

 

이미 오래 전 일이지만 박 감독은 선수들에 대한 스파르타식 훈련 과정에서 공공연히 구타를 행했고, 그런 지도 방식에 불만을 품은 일부 선수들이 숙소를 무단이탈 하거나 중요한 국제대회에서 태업을 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던 것이 사실이다.

 

박 감독도 이 같은 사실을 모를 리 없었을 것이다. 그렇다면 조심했어야 한다.

 

선수 에이전트를 포함한 수 십 명의 사람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펼치는 연습경기에서 선수들이 모두 감독을 중심으로 둘러서 있는 가운데서 어떤 형태로든 선수에게 물리력을 행사하는 모습을 보였다는 것은 이론의 여지 없이 부적절한 행동이었다.

 

박 감독의 주장대로라면 꿀밤은 폭행이나 구타라는 표현이 적합치 않은 그저 애정 어린 도닥거림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백배 양보해서 박 감독의 행동의 성격이 그런 것이었다고 치자. 그렇다면 받아들이는 선수들도 같은 마음이었을까?

 

박 감독의 사랑의 꿀밤주장은 그저 시대착오적인 강변에 다름 아니다.

 

앞서 소개됐지만 박 감독은 언론과의 전화 통화에서 "여태껏 선수들에게 싫은 소리도 안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박 감독은 "제파로프는 선수도 아니다"라고 비판하는가 하면 김동섭, 김태환, 전상욱 등 팀 내 핵심 선수들을 공개 비판했다.

 

박 감독의 입장에서 이런 비판들이 싫은 소리가 아니라고 주장할 수 있다. 하지만 언론에 특정 선수의 이름을 거론하면서 그 선수의 문제점을 비판하고 선수의 자격을 의심하는 듯한 언급을 한 것을 두고 이름이 거론된 당사자들이 과연 싫은 소리로 받아들이지 않았을지 의문이다.

 

최근 일부 대학교 체육학과 학생들의 후배 군기잡기 문화가 여론의 비판의 대상이 됐다. 사람들은 지성의 상아탑이라는 대학에서 지성과는 거리가 먼 행태가 벌어지고 있음에 개탄했다. 특히 학생들에 대한 지도책임이 있는 교수들의 공공연한 묵인 하에 그런 일들이 벌어지고 있음에 더더욱 분개했다.

 

문제는 폭력의 가해자인 학생들이 전혀 죄의식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었다. 폭력과 강압에 대한 시대착오적 불감증이 빚어낸 비극이다.

 

박 감독의 의식수준도 이 수준에서 한치도 벗어남이 없어 보인다.

 

지금 박 감독이 취해야 할 행동은 자기 행동에 대한 합리화와 강변이 아닌 진심 어린 사과와 반성, 그리고 같은 행동을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약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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