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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 올스타전에서 '이천수 특별사면' 기회를 주자

JACK LIM 2012. 7. 4.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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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천수의 문제와 관련, 필자의 마지막 포스트의 제목은 '무적(無籍)' 이천수, 이젠 K리그도 조국도 버려라는 것이었다.

 

끝내 이천수의 임의탈퇴공시를 풀지 않기로 결정한 전남 구단의 처사에 대한 실망감의 표출이었으며, 축구선수 이천수의 선수생활이 더 이상 K리그에 얽매여서는 안될 것 같다는 생각에서였다.

 

하지만 이천수는 이후 언론 인터뷰에서 마지막까지 K리그 복귀에 대한 희망의 끈을 놓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서른으로 시작되는 나이에 접어든 이천수로서는 낯선 외국 무대에서 방랑자처럼 선수생활을 하기보다는 축구를 시작한 조국에서 선수생활을 마무리하겠다는 속내를 내비친 셈이다.

 

K리그 올스타전이 5일 저녁 2002 한일월드컵 4강 신화의 추억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서울 월드컵경기장에서 거스 히딩크 감독, 박지성 등 2002 한일월드컵의 주역들과 현 K리그 올스타들의 한 판 맞대결로 펼쳐진다.

 

2002 한일월드컵 10주년을 기념하는 행사로서는 기막히게 멋진 이벤트가 아닐 수 없다. 박지성이 스스로 구단을 설득하고 히딩크 감독이 오스트리아에서 전지훈련중인 소속팀(러시아 안지)을 잠시 떼어놓고 올 만큼 멋진 의미 깊고 멋진 기획이다. 벌써부터 티켓 매진이 임박했다는 소식도 들려온다.

 

어쩌면 경기장에서 그 경기를 지켜보는 팬들 가운데는 그 정체를 알 수 없는 눈물을 훔쳐내는 이들도 있으리라

 

하지만 그 경기장에 이천수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K리그 올스타전을 알리는 포스터에 표기된2002 월드컵 멤버 리스트에 이천수도 포함되어 있지만 그의 이름 옆 괄호 안에는 무적, 불참이라는 단어가 선명하게 박혀있다.

 

그래서 생각해봤다. 이번 K리그 올스타전이야 말로 이천수와 K리그가 화해할 수 있는 자리가 아닐까 하고

 

하프타임이나 적절한 시간에 이천수가 마이크를 들고 센터서클로 걸어 나와 K리그 팬들 앞에 그 동안 자신을 둘러싼 모든 논란과 자신이 저지른 부적절한 행동에 대해 공개적으로 사과할 수 있는 시간을 주고 이천수가 이 자리에서 진심 어린 사과의 메시지를 전한다면 경기장에 운집한 팬들도 박수와 환호로 용서의 뜻을 이천수에게 전해 주지 않을까?

 

그리고 이를 계기로 전남 구단이 이천수의 임의탈퇴 공시를 풀겠다는 뜻을 밝힌다면 이천수는 K리그로 돌아올 수 있다.

 


현재 전남이 시가상조를 이유로 이천수에 대한 임의탈퇴 공시를 풀지 않고 있는 것은 다분히 감정적인 요소가 개입 되어 있는 것이 사실이다.

 

물론 이천수가 네덜란드 진출 이후 팀에 적응하지 못하고 귀국길에 올랐고, 이후 수원과 전남을 거치며 불성실한 훈련자세로 빈축을 샀고, 경기 중 심판을 모욕하는 행동을 하기도 했으며, 코칭스태프에게 항명을 하고 폭력적인 행동을 벌인 뒤 팀을 무단이탈한 사실은 분명하다. 또한 이후 중동으로 진출하는 과정에서 거짓 기자회견으로 팬들을 속인 사실도 분명하다.

 

하지만 이후 이천수가 그 과정에서 거액의 금융사기를 당했으며, 그것을 수습하는 과정에서 여러 가지 무리한 행동을 하게 됐음을 이천수의 입을 통해, 그리고 언론의 보도를 통해 밝혀진바 있고, 이천수가 전남에서 무단 이탈하게 된 배경에 전남 구단의 부적절한 대우도 원인으로 자리하고 있음이 여러 경로를 통해 알려지기도 했다.

 

이런 사실들을 종합해보면 이천수의 행동과 처신이 부적절했지만 그렇다고 그에게 한국 축구계에 다시 돌아올 수 없을 만큼의 형벌을 내리는 것은 지나치게 가혹한 처사다.

 

2002 한일월드컵 무대에서 이천수가 몸이 부서져라 뛰었던 사실을 기억하는 사람들이 여전히 많고, 그가 이후 2006 독일월드컵에서 한국의 사상 첫 원정월드컵 승리에 발판을 놓는 골을 터뜨렸던 장면도 팬들의 뇌리 속에는 어제 본 것처럼 선명하게 남아 있다

 

이 밖에도 이천수가 울산의 2005K리그 제패에 일등공신이었고, 스스로는 MVP에 까지 올랐다는 사실과 이후 일본 J리그 챔피언 감바 오사카를 상대로 한 두 리그 챔피언간 맞대결에서 후반전에만 뛰며 해트트릭을 기록, K리그 MVP로서 J리그의 자존심을 무너뜨렸던 장면 등 그가 K리그 팬들에게도 좋은 추억을 많이 만들어 준 선수라는 점도 많은 K리그팬들은 알고 있다.

 



2002 한일월드컵 10주년을 맞아 이제 전남 구단이 그리고 K리그가 이천수에게 특별사면이라는 선물을 주는 것이 어떨까?

 

이천수가 K리그 복귀를 간절히 희망하고 있는 지금 K리그가 그를 이렇게 외면하는 것은 필자를포함해 여전히 이천수를 아끼고 사랑하고, 그의 멋진 플레이를 다시 볼 수 있기를 바라는 팬들에 대한 예의도 아니다.

 

K리그올스타전과 같은 잔칫날 이천수와 K리그가 화해하는 계기가 마련된다면 잔칫날이 그저 재미있고 즐거운 자리에서 그치지 않고 좀 더 뜻 깊고 보람된 자리가 될 수 있다.

 

K리그 올스타전까지 이제 하루 남았다. 이천수에게 초청의 메시지를 보내기에 아직 시간은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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