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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기의 맞수' 카시아스-부폰, 현역 최후의 최고 무대 맞대결

JACK LIM 2012. 6. 30.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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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경기에서 양팀 합쳐 20명의 필드 플레이어들이 경기 내내 양쪽 진영을 오가며 공방을 벌이는 사이 각자 양쪽 진영 가장 먼 곳에 위치하며 경기 중에는 아주 드문 경우를 제외하고는 가까이 마주 설 일 없는 두 명의 선수가 바로 골키퍼다.

 

축구에서 필드 플레이어들은 상대팀에 있는 자신과 같은 포지션이나 자신을 수비하는 선수 또는 자신이 수비해야 할 선수와 직접 몸을 부딪히며 맞대결을 펼치게 된다. 하지만 골키퍼는 아주 드문 경우를 제외하고는 서로를 수비해야 하거나 몸을 부딪히며 기량을 겨룰 일이 없다.

 

하지만 축구 경기를 보도하는 언론은 어떤 경기의 프리뷰 기사에서 종종 골키퍼간의 맞대결을 관전 포인트로 포함시킨다. 그 만큼 골키퍼의 기량과 역할이 승부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일 것이다.

 

야구에서 안방마님이라고 일컫는 포지션이 포수라면 축구에서는 안방마님이랄 수 있는 포지션이 골키퍼라고 할 수 있는데 이는 공격수들이 벌어온 점수를 골키퍼가 지켜내야 하는 임무를 부여 받았기 때문이기도 하고 팀의 가장 후방에서 수비진 또는 팀 전체의 플레이를 조정하는 역할을 부여 받았기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

 

따라서 축구에서 어떤 팀이 강한 팀이 되기 위해서는 높은 골 결정력을 지닌 공격수를 보유해야 하는 것이 중요한 조건이지만 또 하나 반드시 갖춰야 할 조건이 훌륭한 골키퍼를 보유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볼 때 스페인과 이탈리아가 현재 세계적인 강팀으로 군림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이유가 바로 이케르 카시아스, 잔루이지 부폰 두 골키퍼 덕임을 부인할 수 없다.

 

그리고 이들 두 팀이 만나는 유로2012 결승은 그야말로 카시아스, 부폰이라는 금세기 최고의 골키퍼들이 월드컵과 함께 전세계에서 펼쳐지는 대회 가운데 가장 수준이 높은 국가대항전 결승에서 맞붙었다는 점에서 축구팬들로서는 한 세기에 한 번 볼까 말까 한 기회를 맞게 된 셈이다.



스페인이 유로2008 2010 남아공월드컵을 잇따라 제패하며 현재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위를 굳게 지키고 있으며, 이번 대회에서도 팀이 이전과 다른 빈약한 득점력에 시달렸으면서도 결승에 진출, 사상 처음으로 유로 2연패를 바라볼 수 있게 된 데는 골키퍼 카시아스의 역할이 그 누구보다 컸다고 할 수 있다.

 

카시아스의 선방이 아니었다면 스페인은 어쩌면 이번 대회에서 결승진출에 실패했을 지도 모른다. 조별 예선 과정에서 만난 이탈리아와의 경기에서 숱한 실점위기를 넘겨내며 끝내 1-1 무승부를 지켜냈고, 포르투갈과 맞붙은 준결승 승부차기에서 카시아스의 선방 하나는 포르투갈로 기울 뻔 했던 승부의 추를 다시 스페인 쪽으로 돌려놓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부폰 역시 10년 이상 이탈리아의 수문장으로서 활약하며 이탈리아를 2006 독일월드컵 우승으로 이끈 공신중의 공신으로 2008 FIFA가 홈페이지를 통해 실시한 금세기 최고의 골키퍼를 뽑는 투표에서 1위를 차지했을 정도로 전세계 축구팬의 사랑을 받는 골키퍼다

 

이번 대회 조별예선에서 부폰은 이탈리아의 공격진이 기대 만큼의 득점에 실패하는 와중에도 굳건히 골문을 지켜 세계 최강 스페인과의 경기를 무승부로 지켜냈고, 난적 크로아티아와의 경기도 여러 위기를 넘기며 승점 1점을 지켜냈다. 그리고 이탈리아가 아일랜드와의 예선 마지막 경기에서 두 골을 성공시키며 예상대로’ 8강 진출에 성공한 것도 여러 차례 결정적 위기를 극복해 낸 부폰의 무실점 선방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특히 부폰은 객관적인 전력에서 이탈리아를 앞설 것으로 평가 받던 독일과의 4강전에서 경기 초반 독일의 엄청난 공세를 잇따른 슈퍼 세이브로 막아내며 마리오 발로텔리의 두 골이 터지는 데 발판을 마련함으로써 이탈리아의 안방마님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카시아스는 1981년생, 부폰은 1978년생으로 이들 두 명의 현존하는 세계 최고의 골키퍼는 30대의 나이에 유로2012 결승이라는 어찌 보면 국가대표 선수로서 설 수 있는 최고의 무대에서 최고의 맞수와 마주서게 됐다.

 

이미 조별예선에서 한 차례 만나기는 했으나 이번에 맞붙는 경기가 8강전도 아닌, 4강전도 아닌 결승전이라는 점에서 이번 맞대결은 조별예선 경기와는 전혀 다른 경기가 아닐 수 없다.

 

다가오는 2014년 브라질월드컵에서 스페인과 이탈리아가 결승에서 맞대결을 펼치지 않는 한 이들이 현역 선수로서 이 같은 대형 국가대항전 결승 무대에서 맞대결을 펼칠 기회는 사실상 없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카시아스와 부폰 각자가 이번 유로2012 결승에서 승리를 거둔다면 각자의 팀에 유로 우승컵을 안긴다는 점에서도 기쁘겠지만 최고의 맞수와의 맞대결을 통해 우승컵을 들어올렸다는 점에서 그 의미와 가쁨은 두 배가 될 것이다.

 

축구팬들이 카시아스와 부폰의 유로2012 맞대결을 결코 놓쳐서는 안될 이유도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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