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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협 ‘올스타전 보이콧’...이제 팬들이 나설 때다

JACK LIM 2012. 6. 25.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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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야구위원회(KBO)가 프로야구 제10구단 창단을 사실상 무기한 유보하기로 결정한 가운데 프로야구 선수협의회가 올스타전 보이콧은 물론 리그 중단도 검토한다는 방침을 확정, 사상 초유의 올스타전 파행이 현실화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선수협은 25일 서울 마포 서울가든호텔에서 긴급 임시총회를 갖고 10구단 창단을 촉구하는 한편, 추후 KBO 이사회에서 10구단 창단에 대한 긍정적인 논의가 이어지지 않을 경우 올스타전 참가를 거부하겠다는 뜻을 재확인했다. 이날 선수협 임시총회에는 9개 구단 이사와 선수 대표, 주장이 참석했다.

 

박충식 선수협 사무총장은 "긴급 이사회 결과 선수협과 선수들은 10구단 창단 승인절차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올스타전에 참여하지 않기로 결의했다" "야구인들과 팬들의 축제를 거부하게 돼 야구팬에 죄송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고 우선 팬들의 양해를 구했다.

 

그는 이어 "10구단 문제에 대해 선수들은 단순히 한 팀이 늘어나는 게 아니라 프로야구의 존립이 걸린 문제라고 인식하고 있다" "올스타전 보다는 하루라도 빨리 10구단 문제가 해결되는 것이 본질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박 사무총장은 또 "올스타전에 참가하지 않는 선수들은 10경기 출전 정지가 이뤄질 수 있다." "만약 KBO에서 출전정지 징계를 내린다면 리그 중단까지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올스타전 거부로 인한 징계가 10경기 출전 정지지만 실제로 올스타전 보이콧을 통한 징계와 이에 따른 페넌트레이스 출전 거부 사태가 이어진다면 연루된 선수들에게는 그야말로 선수생명을 거는 일이 될 것이다.

 

그만큼 10구단 창단과 1군 리그 참가는 한국 프로야구의 황금기를 이어갈 수 있는 절대적인 사명이라는 사실을 선수들 스스로 잘 인식하고 있는 셈이다.

 



대부분 재벌 기업을 모기업으로 하고 있고, 모기업의 지원 없이는 구단 운영이 어려운 것이 대다수 국내 프로야구단의 사정임을 모르는 야구팬들은 거의 없다. 그런 맥락에서 KBO가 모기업의 꼭두각시나 다름없는 구단 사장들의 입김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상황도 팬들은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

 

하지만 제 밥그릇 챙기기에 급급해 전체 프로야구판의 발전을 가로막는 구단들의 이기적인 행태는 팬들은 물론 야구인들의 공분을 사기에 충분한 것이다.

 

10구단 창단을 반대하는 구단들이 반대의 근거로 취약한 국내 아마추어 야구 저변을 꼽고 있지만 그와 같은 근거와 그에 따른 시기상조론은 매년 수 많은 야구 실업자내지 야구 백수를 양산하고 있는 한국의 현실을 감안할 때 참으로 궁색한 논리이고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행태가 아닐 수 없다.

 

물론 10구단 창단에 위험요소가 없는 것은 아니다. 한창 잘나가던 프로야구가 IMF 외환위기 사태와 맞물려 여러 팀들이 공중분해 되는 상황을 맞았던 1990년대 후반 상황을 떠올려 보면 분명 우려되는 부분이 있다.

 

최근 세계 경제상황이 여러 위험요소로 인해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고, 특히 한국은 그와 같은 위험에 가장 크게 노출되어 있는 것으로 평가 받고 있다.

 

따라서 현재 하늘을 찌를듯한 프로야구 인기에만 현혹되어 장기적으로 프로야구단을 경영하기 어렵거나 그럴 의지가 부족한 기업이 프로야구단을 창단하게 된다면 실제로 경제위기가 닥쳤을 경우 가장 먼저 프로야구단부터 정리하려 들것이고, 그렇게 된다면 한국 야구의 역사는 다시 뒷걸음질 치게 되는 결과를 맞을 수도 있다는 지적도 무시할 수 없는 지적이다.

 

하지만 프로야구의 인기가 하늘을 찌르고 프로야구에 관심을 갖는 기업과 지방자치단체가 있을 때 프로야구단을 창단해 짧은 시간 안에 그 뿌리를 확고하게 내린다면 과거와 같은 비극은 충분히 막을 수 있다.

 

이처럼 자신감을 가질 수 있는 이유는 프로야구 팬들의 그 넓이와 두께가 이전과는 비교를 할 수 없을 만큼 넓고 두터워졌기 때문이다.

 

야구에 대해 잘 몰랐던 팬들은 물론 이전에 미국이나 일본 야구에 다소 열등감을 가지고 있던 국내 야구팬들까지 한국 야구가 월드베이스볼클래식이나 올림픽 무대에서 세계 최정상급의 성적을 올리면서 한국 야구가 곧 세계야구의 최정상권이라는 자부심을 가지면서 이 같은 저변을 확보할 수 있었다.

 

결국 이 같은 한국 프로야구의 탄탄한 팬층은 한국 프로야구 선수들과 지도자들의 피땀 어린 노력의 결과물이며, 각 구단의 모기업들은 그 덕분에 톡톡한 기업 이미지 상승효과를 얻어왔다. 또한 구단의 입장에서 다양한 부가사업으로 짭짤한 수입도 얻을 수 있었다.

 

하지만 팀이 늘어나 당장 제 밥그릇에 담을 것이 줄어들 것으로 보이는 상황이 닥치자 이에 대해 노골적인 딴지를 걸고 있는 것이다. 결코 용서받기 어려운 태도다.

 

선수들은 올스타전 보이콧과 리그 중단 고려라는 용기를 냈다. 이제 팬들이 나설 때다. -오프라인 서명운동이나 항의 전화 정도로 끝내서는 부족하다. 각 구단들의 모기업에 가시적인 타격을 입힐 수 있는 구체적인 행동이 뒤따를 필요가 있다.

 



이번 KBO10구단 창단 보류 결정에 가장 큰 기여(?)를 한 구단은 롯데 자이언츠로 알려져 있다. 롯데는 NC 다이노스의 2013 1군 진입에도 반대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선 롯데그룹을 10구단 창단을 압박하는 시범 케이스로 삼아보는 것은 어떨까?


야구팬들이라면 어느 구단의 팬이건 상관없이 롯데그룹 계열의 기업에서 나오는 상품이나 서비스에 대해 조직적인 불매운동을 펼침으로써 팬들의 분노를 확실하게 전달할 필요가 있다. 팬들의 행동이 구체적이고 확실할수록 효과 역시 좋을 것이다.

 

이번 기회에 각 구단 팬클럽 대표들이 회동을 갖고 구체적인 행동방식을 논의하고 연대하여 전구단 야구팬들이 전방위적인 롯데상품 불매운동을 펼칠 것을 선언한다면 그 파급효과가 만만치 않을 것이다.

 

이와 같은 방법이야말로 10구단 창단을 위해 선수생명을 걸고 용기를 낸 선수들을 팬들이 확실하게 지켜주는 가장 좋은 방법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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