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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스페인’ 경기 후 다비드 실바의 유니폼은 어디로?

JACK LIM 2012. 6. 1. 1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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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언론 보도를 접하다 보면, 그리고 스스로 블로그에 포스팅을 하다보면 대한축구협회 직원이  부럽기는 커녕 종종 측은하게 느껴질 때가 있다. 잘해야 본전이고 못하면 욕을 바가지로 얻어먹는 위치에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오늘 아침에는 한 축구협회 직원이 필자를 부러움에 떨게 했다. 그 주인공은 전한진 대한축구협회 기술교육국 국가대표지원팀 차장.

 

그는 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한 장의 사진을 올렸다. 스페인 대표팀의 미드필더 다비드 실바의 유니폼 사진이었다.

 

그는 사진을 올리며 세계1위 스페인과의 경기를 통해 우리는 잃은 것보다 얻은 게 더 많다! 비록 골은 좀 먹었지만 강팀 앞에서의 자신감을 키웠고 우리의 부족한 부분을 파악할 수 있었으며, 나는 경기후 다비드 실바의 유니폼을 손에 넣을수있었다! ㅎㅎ (실바의 DNA를 보존할지 말지 고민중...)”고 자랑했다.

 

실바는 한국전 직후 한국 선수와 유니폼을 교환하는 대신 대한축구협회 직원에게 유니폼을 건넨 것이었다. 왜 그랬을까? 그 이유는 알 길이 없으나 부럽기는 한 없이 부러웠다.

 

어쨌든 실바의 붉은 유니폼을 보며 문득 축구경기에서 유니폼 교환에 얽힌 여러 사연들에 대해 되짚어 보고픈 생각이 들었다.

 


<사진: 전한진 차장 페이스북>


축구 경기, 특히 월드컵이나 A매치, 또는 유럽 챔피언스리그 등과 같은 국제경기에서 경기를 벌인 양팀 선수들이 서로 유니폼을 교환하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는데 선수들끼리 유니폼을 교환하는 문화는 어떻게 생겨나 현재에 이르고 있을까?


축구 선수들은 교환한 상대선수 유니폼을 자신의 축구 경력의 기념품으로 유니폼들을 간직하기도하지만 장식품으로 쓰거나 선물로 지인들에 나눠주기도 하고. 경매 물품 등으로 내놓기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기사를 검색하다 보니 한 언론의 관련 기사를 찾을 수 있었다.

 

관련 보도에 따르면 경기 후 땀으로 범벅이 된 유니폼을 상대와 교환하는 것은 90분 동안 적으로서 실력을 겨룬 상대에 대한 존경심과 우정을 표시하는 스포츠맨십의 의미를 담고 있다는 것이 여러 축구전문가들의 해석이다.

 

기록상으로 보면 1931년 프랑스 콜롱브에서 있었던 잉글랜드와 프랑스의 친선경기에서 5-2로 승리한 프랑스 선수들이 이날의 승리를 기념하기 위해 잉글랜드 선수들에 유니폼 교환을 제의했다는 기록이 있으며 지난 2003년 미국 워싱턴 포스트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월드컵에서 유니폼 교환이 처음 시작된 것은 한국에게 사상 첫 월드컵이었던 1954년 스위스월드컵이었다.

 

축구 역사상 가장 유명한 유니폼 교환 장면은 지난 1970년 멕시코 월드컵에서 브라질의축구황제펠레와 축구종가잉글랜드의전설보비 무어가 경기 후 유니폼을 교환한 장면이 첫 손가락에 꼽히고 있다.

 



축구의 종주국이자 남미와 함께 축구의 양대 산맥인 유럽의 자존심을 나타내는 선수와 설명이 필요 없는 남미 출신의 축구황제의 유니폼 교환이었다는 점에서 역사적인 의미를 부여 받는 유니폼 교환으로 꼽히고 있는 것이 아닌가 보여진다.

 

보도에 따르면 펠레는 70년대말 미국 뉴욕 코스모스에서 뛰던 시절 25~30벌의 유니폼이 필요했다는 이야기도 있다.

 

최근에도 유니폼 교환을 둘러싼 여러 재미있는 소식들이 언론을 통해 전해지기도 하는데 그 중 한가지는 2006 독일월드컵 결승전 당시 프랑스의 지네딘 지단이 이탈리아의 수비수 마테라치의 가슴을 머리로 들이받은 박치기 사건의 발단이 유니폼 교환 때문이었다는 말이다.

 

경기 중 자신을 수비하며 지단의 유니폼을 잡아당기는 마테라치에게 지단이 유니폼이 필요하면 경기가 끝나고 주겠다(경기 끝나고 유니폼은 너랑 바꿔줄테니 경기중엔 잡아당기지 말라는...)고 도발했고, 이에 마테라치는 지단에게 그의 가족을 들먹이며 도발, 급기야는 지단이 마테라치의 가슴에 박치기를 선사했다는 말이 그것이다.

 

2010 남아공 월드컵에서는 정대세의 이야기가 단연 화제다. 브라질의 카카와 유니폼을 교환하기를 꿈꿔온 정대세는 포르투갈어까지 익히며 만반의 준비를 마쳤지만 정작 브라질과의 경기 직후 카카에게 유니폼 교환을 제의했다가 거절당했다. 하지만 이 같은 상황은 카카가 정대세의 말을 알아듣지 못해 벌어진 일로 이후 카카는 정대세를 브라질 대표팀의 라커로 초대해 자신의 유니폼과 호비뉴의 유니폼을 챙겨줬다고 전해졌다.

 



이와 함께 남아공월드컵 16강전에서 한국에게 통한의 패배를 안긴 결승골을 성공시킨 우루과이의 수아레스와 한국 대표팀의 박지성이 경기 직후 유니폼을 교환했다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화제가 된 바 있다.

 

이 밖에도 첼시와의 친선경기에서 역전 결승골을 뽑아냈던 함부르크의 손흥민이 경기 후 자신의미니홈피에 디디에 드록바와 유니폼을 교환한 사실을 공개하며 후 결승골을 넣은 것보다 드록바와 유니폼을 교환한 것이 더 신났다고 밝힌 내용이 화제를 모으기도 했고, 지난해 1월 바레인과 2011 아시안컵 C조리그 1차전에서 자신에게 침을 뱉는 비신사적인 행동을 한 바레인의 마주르키와 경기 후 유니폼을 교환한 차두리는 누리꾼들로부터 대인배인증을 받기도 했다.

 

얼마 있으면 유로 2012가 그 화려한 막을 올린다. 이번 유로 2012에서는 어떤 선수들의 유니폼 교환이 팬들의 화젯거리가 될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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