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케이노' 김지훈 이겼다...메이저 세계타이틀 도전권 획득
한국 프로복싱의 희망 ‘볼케이노’ 김지훈(25·일산주엽체육관)이 무패가도를 달리던 우즈베키스탄의 강호 알리셔 라히모프에 프로 첫 패배를 안기며 메이저 세계타이틀 도전권를 다시 거머쥐었다.
김지훈은 26일(한국시간) 미국 미조리주 세인트찰스 아메리스타 카지노에서 열린 라히모프와의 WBO 라이트급 타이틀 도전자 결정전(10R, <ESPN2> ‘Friday Night Fight’ 메인이벤트)에서 무려 1천225개의 펀치를 던지는 소나기 펀치 공세를 펼친 끝에 심판 전원 일치(96-94, 98-92, 97-93) 판정승을 거뒀다.
이로써 김지훈은 프로통산 전적 24승 7패를 기록했고, 김지훈을 만나기 전까지 프로통산 23전 전승을 기록 중이던 라히모프는 프로 데뷔 이후 첫 패배를 당했다.
버팅과 로우 블로우가 난무하는 격렬한 '싸움'이었다.
김지훈은 이날 경기 초반부터 적극적인 자세로 라히모프를 몰아 붙였으나 두 선수 모두 오른 주먹을 쓰는 파이터이다 보니 접근전 상황에서 자주 머리끼리 부딪히고 벨트라인 아래를 가격하는 등 경기가 원활히 진행되지 못했다.
김지훈은 이와 같은 어려운 상황에서도 라운드당 100개가 넘는 펀치를 뻗으며 라히모프를 압박했고, 경기를 주도했다. 라히모프는 이에 맞서 접근전 상황에서 간간이 김지훈에게 짧은 콤비네이션 블로우를 꽂는 것으로 대응, 두 선수는 전체적으로 일진일퇴의 공방전을 펼쳤다.
하지만 김지훈의 압박과 적극성은 전체 경기를 주도했고, 그와 같은 적극적인 자세는 채점에서 유리하게 작용했다.
그 결과 경기 중반에 다다랐을 때 김지훈은 이미 어느 정도 승기를 잡았다. 이후 김지훈은 경기 종반부에 접어들면서 경기 전반부에 비해 다소 부진한 경기를 펼쳤지만 결과적으로 경기 초반 벌어놓은 점수를 잘 지켜 최후의 승리자가 됐다.
무패가도를 달리던 베테랑 라히모프를 상대로 시종 우세한 경기를 펼친 끝에 심판 전원 일치 판정승을 이끌어 낸 김지훈은 드디어 프로복싱 메이저 기구 세계타이틀 벨트 획득에 도전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김지훈은 이날 승리로 추후 WBO 라이트급 챔피언 리키 번스(스코틀랜드)와 타이틀전을 갖게될 예정이다. WBO는 WBC, WBA, IBF와 함께 현재 프로복싱 4대 메이저 기구 가운데 하나로 인정받는 기구다.
김지훈을 지도하고 있는 일산주엽체육관 김형렬 관장은 앞서 미국으로 떠나기 전 가진 언론 인터뷰에서 김지훈이 이번 라히모프전에서 승리할 경우 세계타이틀 도전자 결정전에 나서거나 곧바로 세계타이틀에 도전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