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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누리2009/05/27 11:03

최홍만이 메이저리그 강타자 출신의 호세 칸세코와의 종합격투기 경기에서 TKO승을 거둔데 대해 국내 거의 모든 언론과 팬들이 냉소를 보내고 있다.

 

최홍만은 한때 밥 샙, 세미 슐츠를 연파하는가 하면 격투 머신으로 불리는 제롬 르 밴너와 한치도 밀리지 않는 난타전을 펼치는 등 국내 격투팬들이 자부심을 가질만한 경기를 펼쳐 큰 사랑을 받았으나 이후 뇌종양 논란에 이어진 뜬금없는 군입대 선언과 군면제 판정, 그리고 뇌종양 수술 이후의 연이은 졸전으로  K-1의 메인 이벤터에서 순식간에 계륵과 같은 존재로 전락하고 말았다.

 

국내 언론과 팬들이 최홍만에게 보내는 비난과 야유의 이유는 분명했다. 거짓말을 했다는 것과 격투기 선수로서 경쟁력을 상실했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후자의 이유라면야 분명 수술의 후유증이라거나 부상이라거나 다른 핑계를 댈 수 있는 부분이었지만 팬들을 거짓말 내지 진실을 숨기는 석연치 않은 태도로 일관한 것은 변명의 여지가 없다.

 

특히 최홍만이 일본 블록버스터 영화 <고에몬>에서 임진왜란을 일으킨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호위무사이자 충복으로 도요토미가 주군 오다 노부나가를 암살하고 쿠데타를 일으키는 데 앞장선 인물로 알려진 아왕역으로 출연하면서 출연 이유에 대해 "아왕의 멋진 모습에 매료됐다"고 말한 대목은 우리 국민들이 일제히 뒷목을 잡고 쓰러지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이와 같은 여러 상황들을 만들어 놓고 최홍만은 칸세코와의 경기를 수락한다. 당연히 환영받을리 없다. 오히려 몰락해 가는 일본 격투기계의 마지막 몸부림에 희생양으로 이용당하는 부분에 대해 안쓰러운 시선을 보내는 이가 있을지는 몰라도 최홍만이 그 코미디와 같은 경기에 나서는 것에 대해 '건투를 빈다'거나 '열렬히 응원을 보낸다'거나 하는 반응은 애시당초 기대하기 어려웠다.

 

그리고 최홍만은 '예정대로' 칸세코를 이겼다. 격투기라고는 해본 적도 없는 칸세코를 상대로 선제공격도 하지 않고 기다리다 칸세코의 헛발질을 틈타 무차별 파운딩을 가해 이기는 낯 부끄러운 승리를 거뒀다. 경기 직후 최홍만의 인터뷰는 자못 진지했지만 그는 이미 격투가가 아닌 격투 이벤트의 출연자로 전락한 상태였다. 이쯤 되면 그냥 대본이 있는 프로레슬링계로 입문하는 것도 나쁘지 않은 선택으로 보여진다. 물론 국내 팬들의 응원은 기대하지 않는 편이 나을 것이다.

 

고인의 유서를 비유해서 무척이나 송구스럽지만 이 젊은이에게 꼭 전하고 싶은 말이 있어 불경을 무릅쓰고 그 분의 유서 내용을 빗대 최홍만에게 한마디 전하고 싶다.

 

"최홍만, 너의 조국이 너에게 응원을 보냈던 수많은 고국의 팬들이 이제 너에게 싸늘한 시선과 냉소를 보낸다 하여 미워하거나 원망하지 마라. 자업자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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