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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계로 가는 한국 여자농구, 이젠 눈물겨움 대신 유쾌함을 입자
    카테고리 없음 2017. 7. 28. 0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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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재훈 스포츠칼럼니스트] 한국 여자농구 대표팀이 목표로 했던 2018 국제농구연맹(FIBA) 농구 월드컵 본선행 티켓을 따냈다.

     

    서동철 감독이 이끄는 한국 여자농구 대표팀(FIBA 세계랭킹 15) 27(한국시간) 인도의 벵갈루루에서 열린 대회 8강전에서 19득점 11리바운드로 '더블더블'을 기록한 센터 박지수의 활약을 앞세워 뉴질랜드(FIBA 세계랭킹 38) 64-49, 15점차 승리를 거두고 4강 진출을 확정 지었다.

     

    한국은 이날 더블더블을 기록한 박지수 외에도 곽주영이 11득점 8리바운드, 임영희가 14득점 8리바운드로 팀 승리를 이끌었다.

     

    이로써 대표팀은 이번 대회 디비전A 상위 4개팀에게까지 주어지는 내년 스페인 농구월드컵 본선 진출 티켓을 획득했다.

     

    사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여자농구 대표팀을 바라보는 시선은 기대의 시선보다 걱정 어린 시선이 훨씬 더 많았다.

     

    박지수(청주 KB스타즈)라는 젊고 유능한데다 실력까지 걸출한 센터가 버티고 있었고, 강아정, 심성영(이상 청주 KB스타즈), 박혜진(아산 우리은행), 배혜윤, 박하나(이상 용인 삼성생명), 강이슬(부천 KEB하나은행) 등 한국 여자농구의 새로운 세대를 이끌어 가는 스타 플레이어들이 대거 참여한데다 임영희(아산 우리은행), 김단비(인천 신한은행), 김한별(용인 삼성생명) 등 기량과 경험을 두루 갖춘 베테랑 선수들까지 가세했다는 점에서 멤버 구성 자체는 조화로운 구성이었다.

     

    하지만 박혜진과 강아정, 김한별이 부상과 컨디션 난조로 정상 가동이 어려웠던 탓에 세계랭킹 4위 호주와 대회 3연패를 노리는 일본, 그리고 필리핀을 상대로 사흘간 3연전을 펼쳐야 하는 강행군이 예정된 조별예선을 사실상 9명의 엔트리로 소화해야 했기 때문이다.


    우려대로 우리 대표팀은 호주와 일본에게 완패했다. 경기를 지켜보면서 참으로 답답한 마음을 지울 길이 없었다. 12명의 엔트리가 모두 정상 컨디션으로 나섰다면 최소한 그런 정도의 완패를 당하지 않을 수 있었다고 생각하니 안타까운 마음은 더욱 클 수 밖에 없었다.

     

    그나마 조별예선 마지막 경기에서 필리핀에 낙승을 거두고 8강 상대가 뉴질랜드로 정해지면서 뉴질랜드만 이기면 농구 월드컵 본선 티켓을 거머쥘 수 있겠다는 생각에 마음이 가벼워졌다.

     

    하지만 뉴질랜드는 만만한 상대가 아니었다. 세계랭킹에서 20계단 이상 차이가 나는 팀으로 세기가 다소 부족하고 박지수와 같은 장신 센터가 없는 것을 빼놓고 본다면 파워 넘치는 플레이만큼은 한국에게 결코 뒤질 것이 없는 팀이 뉴질랜드였다.

     

    실제로 8강전에서 한국은 뉴질랜드에게 고전했다. 4개 쿼터를 쿼터 스코어로 따지면 이날 경기는 2-2였다. 2쿼터에서의 약진이 없었다면 4쿼터 막판까지 리드를 유지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어쨌든 4쿼터 막판 불안한 4-6점차의 리드를 극복한 것은 베테랑 임영희의 3점슛 한 방이었다. 4쿼터 종료 3 31초전 임영희의 천금 같은 3점포는 점수차를 6점에서 9점으로 늘렸고, 3점포 한 방이 뉴질랜드의 추격의지를 꺾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우여곡절, 천신만고 끝에 한국 여자농구는 내년 스페인에서 세계의 농구 강국들과 겨뤄볼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그 전에 세계랭킹 4위 호주와 다시 한 번 겨뤄볼 기회도 얻었다.


     

    당장 치러야 하는 호주와의 경기나 내년 농구 월드컵이나 대표팀의 사정은 크게 달라질 일이 없다. 객관적인 전력이라는 측면에서 볼 때 크게 나아질 것이 없는 상황에서 개별 경기 결과나 대회 성적 모두 천지가 개벽할 만한 일이 일어나기 어렵다는 이야기다.

     

    때문에 세계의 강호를 상대할 대표팀을 바라보는 시선은 눈물겹다. 언제나 정상 컨디션일 수 없는 대표팀의 사정에다 매 시즌이 시작되기 전부터 부상 선수에 농구가 싫어 코트를 떠나는 임의탈퇴 선수들에 관한 소식에 맥이 빠지는 한국 여자프로농구의 현실이 오버랩 되기 때문일 수 있다.

     

    하지만 한국 여자농구는 달라져야 한다. 힘겹고 눈물겨운 현실을 뛰어넘어 세계의 어떤 강호와 맞닥뜨리더라도 패배에 대한 두려움 없이, 거침 없고 유쾌하게 그들과 한 판 겨뤄볼 수 있는 마음가짐과 플레이가 농구 월드컵으로 가는 한국 여자농구에 필요하다.

     

    현실은 눈물겹지만 그런 현실을 뛰어넘는 유쾌함을 입고 세계 무대에 나서는 한국 여자농구의 모습을 보여주기를 기대한다. 당장 올 가을에 시작하는 2017-2018 시즌 여자프로농구 무대부터가 유쾌하고 즐거운 무대이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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