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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빙상 대표팀 유니폼 교체 둘러싼 소모적 논쟁, 이제는 끝내라
    카테고리 없음 2017. 5. 18.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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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재훈 스포츠칼럼니스트]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을 1년도 채 남겨두지 않은 시점에서 벌어지고 있는 빙상(스피드 스케이팅, 쇼트트랙 스피드 스케이팅) 대표팀의 유니폼 교체를 둘러싼 논란이 보는 이들의 짜증을 유발하고 있다.

     

    대한빙상경기연맹은 지난 달 26서울 송파구 방이동 동계단체사무국에서 열린 상임이사회 결과, 올림픽 시즌 경기복 제작업체를 네덜란드의 헌터사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스피드 스케이팅과 쇼트트랙 대표팀 선수들은 2012 10월부터 휠라가 공급하던 네덜란드 제작업체 스포츠 컨펜스사의 경기복을 착용했으나 빙상연맹은 휠라 제품에 관한 선수들의 불만이 잇따르자, 4 30일 계약 종료를 앞두고 휠라와 계약 연장을 하지 않았다.

     

    이후 빙상연맹은 일본 미즈노, 휠라, 헌터사 등 3개 업체 유니폼을 선수들이 직접 착용해 비교하도록 결정, 스피드스케이팅 대표팀 이승훈(대한항공), 김민석(평촌고), 김태윤(한국체대), 김보름(강원도청)과 쇼트트랙 대표팀 심석희 (한국체대), 최민정(성남시청), 서이라(화성시청), 임효준(한국체대)이 시험 착용 훈련을 진행했다.

     

    그 결과 스피드스케이팅은 시험 착용에 참가한 4명 모두 헌터 제품을 선택했고, 쇼트트랙은 4명 중 3명이 헌터사를 선택했다.

     

    빙상연맹은 이를 근거로 최종적으로 헌터사와 계약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하지만 이와 같은 결정을 두고 휠라사는 물론 언론들까지 불공정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

     

    특히 휠라 코리아는 이번 경기복 선정 방식에 공정한 채점 기준이 없었고 기존 경기복은 배제한 채 새로운 경기복을 착용한 후 장거리 종목에 치중된 소수 선수들만으로 테스트를 진행했다는 점 등을 이유로 들며불투명한 조건 속에 테스트가 진행됐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일정 문제가 맞지 않아 테스트에 참가하지 못한 여자 스피드 스케이팅의 에이스 이상화(스포츠토토)는 다른 경로를 통해 유니폼 교체 반대 입장을 분명하게 밝혔고, 여자 쇼트트랙의 에이스 최민정은 시험 착용 훈련에서 유일하게 헌터사의 제품을 선택하지 않은 선수로 알려지면서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대표팀이 거둘 성적에 우려를 제기하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하지만 이에 대해 빙상연맹 측은 유니폼 교체 과정에 대해 경기에 나서는 선수들의 의견을 가장 우선시했다는 입장이다. 큰 대회를 앞두고 단행하는 유니폼 교체가 선수들의 경기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지도자들에게 물어본 결과 일주일 정도면 적응에 문제가 없다는 의견을 들었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전했다.

     

    또 최민정이 시험 착용 훈련에서 헌터사의 제품을 선택하지 않았다고 전해진 이야기에 대해서도 테스트는 무기명으로 진행됐음을 지적하면서 이야기의 신빙성에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다.

     

    이렇게 빙상 대표팀의 유니폼 교체 문제는 일단락 지어지는 듯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휠라사에서 자체 테스트를 통해 유니폼을 교체할 경우 선수들의 기록이 저하될 것이라는 주장을 내놓으면서 논란에 다시 불을 붙였다.

     

    휠라가 네덜란드 마르켄 소재의 DNW 본사에 의뢰해 휠라의 스포츠 컨펙스 소치동계올림픽 버전과 헌터의 2016~2017시즌 플랜티나팀 최신 버전 스피드스케이팅 경기복을 대상으로 윈드터널 테스트를 진행한 결과 스포츠 컨펙스의 경기복 무게는 300g으로 헌터의 335g보다 35g 가벼웠으며 스피드에 직결되는 공기저항도 스포츠 컨펙스의 경기복이 헌터 경기복보다 10% 이상 낮다는 결과가 나왔다는 것.

     

    이와 같은 실험 결과에 대해 서울대 체육교육과 안주은 교수는스케이팅 속력의 한계를 공기 저항만으로 가정한다면, 새 수트로 바꿀 경우 이상화 선수가 소치올림픽에서 세웠던 3728의 기록보다 최소 1초 이상 기록 저하가 나올 수 있는 실험 수치라고 설명했다.

     

    헌터사의 새 유니폼을 착용할 경우 이상화의 기록이 1초 이상 느려질 수 있다는 언급은 상당히 충격적이다. 언급된 내용이 사실이라면 이상화는 평창에서 금메달은 고사하고 메달 조차 기대할 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휠라의 이와 같은 주장이 빙상연맹의 결정을 되돌릴 가능성은 높아 보이지 않는 것이 사실이다. 빙상연맹의 입장에서는 실제 대표선수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실험을 통해 결정한 유니폼 교체인 만큼 절차적 정당성을 확보했다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만약 빙상연맹이 휠라와의 계약 만료일 전에 미리 유니폼 교체에 대한 입장을 밝힌 시기가 지나치게 늦었다면, 그리고 그런 행위가 계약 위반의 문제를 발생시켰다면 휠라는 소송을 통해 빙상연맹에게 배상을 청구하면 그 뿐이다.

     

    이제 유니폼 교체를 둘러싼 소모적인 논쟁은 끝내야 한다. 이런 식의 언론 플레이와 그에 따른 논란이 끊이지 않고 이어지는 것은 평창 동계올림픽을 준비하는 우리 빙상 대표팀에게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만약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우리 빙상 대표팀의 성적이 좋지 않게 나왔다면 그 결과에 대해서는 빙상연맹이 책임질 부분이다.

     

    물론 성적이 좋지 않게 나온 것이 전적으로 유니폼 탓만은 아니겠지만 어쨌든 경기력과 기록에 적지 않는 영향을 미치는 요소인 유니폼을 교체하는 데 대한 최종적인 결정을 내린 주체로서 그에 합당하는 책임을 지고, 필요하다면 이와 같은 결정 과정의 정당성을 감사 같은 과정을 통해 재검증을 받는 것도 빙상연맹을 감수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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