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마지막 승부 세대’ 현주엽, 또 한 명의 스타 감독 탄생을 기대한다
    카테고리 없음 2017. 4. 22. 13:24
    반응형

    [임재훈 스포츠칼럼니스트] 현주엽 MBC스포츠플러스 프로농구 해설위원이 창원LG의 신임 사령탑으로 선임됐다. 계약기간은 3년이며 연봉은 상호 합의하에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현주엽 감독은 휘문고-고려대를 거쳐 1998 SK나이츠에서 프로농구 선수로 입문한 뒤 골드뱅크, KTF 매직윙스를 거쳐 2005년부터 LG에서 4시즌을 뛰고 2009년 은퇴했다.


    파워포워드로서 휘문고 시절부터 초고교급 선수라는 평가를 받았던 현주엽 감독은 신장 195㎝에 육중한 체구를 앞세운 인사이드에서 파워와 탄력 넘치는 플레이는 물론 정확도 높은 미들슛과 번득이는 농구 센스가 바탕이 된 어시스트 능력까지 겸비, '매직 히포', '포인트 포워드', ‘한국의 찰스 바클리라는 별명으로 불렸다.


    현역 선수 시절 현주엽 감독이 보여준 실력은 그야말로 최고였다. 하지만 프로팀의 지도자로서 현주엽 감독의 경력은 전무하다.



    LG 구단은 현주엽 감독의 선임 배경에 대해 KBL의 레전드 출신으로서 다년간의 해설위원 경험을 바탕으로 팀 체질 개선 및 선수단 분위기 쇄신 등 새로운 변화에 가장 적임자로 판단해 신임 감독으로 선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현주엽 감독의 선임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도 내놓고 있다. 이유는 역시 프로팀의 지도자로서 경험이 전무하다는 것. 종목을 막론하고 체계적인 지도자 수업 없이 곧바로 지휘봉을 잡은 스타 플레이어 출신의 지도자들이 보여줬던 모습이 성공보다는 시행착오가 많았다는 점이 근거로 제시되고 있다.


    하지만 LG 구단에서도 밝혔듯 신임 감독을 선임하는 데 있어 지금 LG에게 가장 절실했던 덕목은 역시 체질개선과 분위기 쇄신이라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번 신임 감독 선임에 있어 LG가 필요로 했던 지도자는 확고한 농구 철학과 농구 스타일을 갖고 자신만의 노하우로 팀을 이끄는 능력, 다시 말하면 팀의 스타일이나 기능적인 부분을 개선시키는 능력을 지도자라기 보다는 강인한 팀 스피릿을 이끌어낼 수 있는 열정을 지닌 젊은 지도자였다고 볼 수 있다.


    LG의 경우 가드 김시래, 슈터 조성민, 센터 김종규 등 포지션별로 국내 정상급 선수들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전력적으로는 당장 올 시즌은 물론이고 다음 시즌 우승에도 도전할 만한 전력을 갖춘 팀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LG가 올 시즌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한 원인은 결국 기능적인 측면에서의 문제보다는 팀워크와 팀 스피릿에 문제가 있었다는 것이 LG 구단 수뇌부의 판단이었다고 해석할 수 있다.


    실제로 LG 구단 관계자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현주엽 감독이 지도자 경험이 부족한 것도 잘 알고 있지만, 해설위원을 오랫동안 맡으며 농구에 대한 폭이 넓어졌다. 또한 LG에서 은퇴한 선수 가운데 사실상 유일한 레전드인 만큼, 상징성도 갖고 있다라고 말했다.



    팀의 레전드로서 상징성이 있는 만큼 후배 선수들이 감독을 따르는 태도가 다른 지도자를 따르는 태도와는 분명한 차이를 가지고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LG 구단을 움직였다고 볼 수 있는 언급이다.


    LG 구단의 이와 같은 기대는 결코 근거 없는 기대는 아니어 보인다.


    아마추어들을 대상으로 한 프로그램이기는 하나 현주엽 감독은 한 케이블 채널의 농구 서바이벌 프로그램에 출연해 직접 선수들을 뽑고 그들을 훈련시켜 경기를 갖는 과정에서 지도자로서 그의 스타일을 예상해 볼 수 있는 모습을 보여줬다.


    당시 방송에서 현주엽 감독은 압도적인 카리스마를 앞세워 선수들을 장악하는 한편신상필벌이 확실한 지도자로서의 모습을 보여줬다특히 상황에 따른 선수들의 심리를 꿰뚫어 보면서 적절히 칭찬과 질책을 가하는 방법으로 선수들의 투지와 승부욕을 불러일으키는 승부사 기질은 LG가 김진 감독 체제 때와는 전혀 다른 팀 컬러를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갖게 한다.



    과거 독일월드컵 8강에서 탈락한 브라질 축구대표팀은 지도자 경력이 일천했던 브라질 대표팀 주장 출신의 둥가 감독을 선임했다. 초반의 염려와 우려에도 둥가 감독은 특유의 카리스마를 앞세워 브라질 대표팀을 이끌면서 코파 아메리카 우승을 차지하는 등 브라질 축구의 자존심 회복에 기여했다.


    국내 남자 프로배구 정상에 오른 현대캐피탈이 최태웅 감독을 처음 선임하던 당시에도 은퇴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최 감독을 곧바로 감독으로 선임하는 데 우려의 목소리가 높았지만 오늘날 최 감독은 현대 캐피탈을 한국 성인 남자 배구 정상의 자리에 올려 놓았다.


    지도자 경력이 있고, 실전에서 팀을 이끈 경험은 분명 감독으로서 팀을 이끄는 데 편리할 수는 있지만 지도자 경험이 전무한 것 자체가 감독 선임의 걸림돌이 될 수 없다는 점을 증명한 사례들이다.


    현주엽 감독이 지도자로서 경험이 전무하다는 우려할 만한 요소보다는 강력한 카리스마를 지닌 스타 출시의 지도자로서 스피릿이 살아 있는 팀을 만들어 가는 과정을 통해 문경은 감독(서울SK), 이상민(서울삼성) 감독 등 1990년대 오빠부대를 몰고 다닌 마지막 승부 세대내지  슬램덩크 세대로서 선수들의 인기를 능가하는 또 한 명의 스타 감독 탄생에 대한 기대감을 갖게 된다

    반응형
Designed by Ti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