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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뚤어진 열정’ K리그 서포터 문화, 변해야 한다
    카테고리 없음 2012. 3. 25.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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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프로축구 K리그 각 구단 서포터의 존재는 선수단에게 그야말로 든든한 존재가 아닐 수 없다.

     

    자신이 응원하는 팀의 승리를 위해 아무런 대가 없이 장거리 원정응원도 마다하지 않고 뜨거운 응원을 보내는 서포터들을 볼 때마다 선수들은 새삼 선수로서의 도리와 자세를 다시 가다듬게 되기도 한다.

     

    이 같은 서포터 문화는 사실 K리그에서 그리 오랫동안 봐 온 문화는 아니다. 2000년을 전후로 유럽 명문구단의 서포터들의 조직적이고 열정적인 응원문화를 접했던 국내 축구팬들을 중심으로 자생적으로 서포터들이 조직됐고, 이후 그 규모가 커지면서 현재의 서포터 문화가 정착했다.

     

    이제는 한국 축구의 상징이 되어버린 -한민국이라는 구호와 박수는 사실 수원블루윙즈의 서포터인 그랑블루가 수원을 응원할 때 사용했던 구호화 박수에서 유래된 것이라는 사실을 많은 K리그 팬들은 알고 있다.

     

    하지만 K리그 서포터 집단의 폐쇄성과 일부 구단의 일부 서포터들이 심심치 않게 보여주는 폭력적인 행동은 한때 유럽에서 골칫거리였고, 지금도 경계의 대상인 훌리건을 연상케 한다는 점에서 우려를 자아내 왔다.

     

    다만 유럽의 훌리건들이 축구를 매개로 폭력을 일삼지만 사실 그들의 폭력은 축구와는 상관없이 그저 폭력을 위한 폭력을 휘두르는 것이라면 K리그의 일부 서포터들이 보여온 폭력은 축구와 자신이 응원하는 팀에 대한 열정이 비뚤어진 형태로 표출된 것이라는 점에서는 차이가 있다.

     

    하지만 그 행동의 본질이 폭력이라는 데는 차이가 없다.

     

    지난 24일 인천 숭의구정에서 열린 인천유나이티드와 대전시티즌의 K리그 경기 종료 직후 발생한 대전 서포터의 그라운드 난입과 인천 마스코트 폭행은 일부 몰지각한 K리그 서포터의 비뚤어진 열정을 단적으로 보여준 사례다.

     

     

    이 같은 행동이 나올 수 있는 이유는 K리그 서포터들이 지나치게 나의 팀나의 팀의 경기에 대해 지나치게 몰입되어 있다는 점 때문이다.

     

    나의 팀의 승리를 갈망하며 경기가 벌어지고 있는 시간 중에 관중석에서 열정적으로 응원을 보내면서 심판 판정 하나하나, 선수들의 플레이 하나하나에 너무나 몰입되어 있다 보니 서포터 스스로 원래의 나를 잊게 되는 것. 이와 같은 망각은 그라운드에서 벌어지는 경기와 자신의 인생을 동일시 하는 오류를 불러온다.

     

    서포터에게나 서포터는 아니지만 내 고장의 연고팀을 응원하기 위해 그라운드를 찾은 일반 관중들에게나 그라운드는 그저 즐기는 장소여야 한다. 그 곳에서 나온 결과에 지나치게 감정이입 하는 것은 곤란하다

     

    스포츠의 세계에서라면 필연적으로 결과가 뒤따르는데 단순히 승리라는 팬들이 원하는 결과 외에도 이긴 것 같은 무승부, 진 것 같은 무승부, 찜찜한 승리, 자랑스러운 패배 등등 팬들로 하여금 다양한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경기결과가 나오게 마련이다.

     

    그런 경기결과가 그 경기를 지켜본 많은 팬들에게 즐거운 추억이든 쓰라린 추억이든 무언가를 남겼다면 그것 자체가 풍성한 이야기거리를 만들고 그것이 쌓여 앞으로 벌어질 다양한 K리그 경기를 재미있게 하는 또 다른 요소가 된다.

     

    그런데 경기결과가 불공정하다거나 편파적이었다거나 하다 하여 그 결과를 유효하지 않다고 생각한 나머지 그와 같은 결과를 가져온 상대팀 또는 심판, 그리고 상대 팀 서포터나 마스코트에게 폭력을 행사함으로써 나만의 응징을 가하는 것은 분명 참으로 멍청하고 어리석은 행동이다.

     

    관중석에서 뜨거운 열정으로 응원을 보내는 와중에도 팬들은 언제나 현실감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

     

    이번에 인천에서 벌어진 대전 서포터의 그라운드 난입과 폭행은 이전에 다뤄졌던 비슷한 케이스와 비교할 때 엄중하게 다룰 필요가 있다.

     

    물론 축구와 대전시티즌을 너무 사랑한 나머지 서포터들을 약올린 인천의 마스코트를 혼내주겠다는 참으로 유치한 생각을 행동에 옮긴 어린서포터에게 너 양아취니?’라고 핀잔을 주는 것으로 사태를 마무리 할 수도 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의 행동이 경기가 끝난 이후 인천 서포터들과 대전 서포터들의 패싸움을 불러왔다는 점에서 이제는 그저 단순한 헤프닝으로 넘길 수 있는 상황은 넘어섰다.

     

    특히 그들의 행동이 관중과 그라운드 간의 거리를 최대한 좁히려 노력한 인천 구단의 노력과 열정, 그리고 그와 같은 노력 덕분에 좀 더 좋은 환경에서 경기를 즐길 수 있는 다른 축구팬들의 기대에 찬물을 끼얹었다는 점에서 결코 용서받기 어려운 행동이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비뚤어진 열정을 지닌 일부 몰지각한 K리그 서포터들의 행태가 변화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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