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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브라질WC 최종예선 한일전 '불발' 아쉽지만 다행...왜?
    카테고리 없음 2012. 3. 11.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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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축구대표팀의 최강희 감독은 지난 5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나흘 후 있을 2014 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조추첨과 관련, “이란은 원정이 힘들고, 고지대인데다 시차도 있다. 반면 일본은 까다롭지만 환경 적응의 어려움은 없다일본이 한국을 라이벌로 생각하지 않고 세계를 노리고 있다고 하는데, 물론 일본이 많이 좋아진 건 사실이지만 한국이 일본에 뒤쳐진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일본과 같은 조가 된다면 진검승부를 한 번 해보고 싶다. 한국 축구가 결코 일본에 밀리지 않는다는 걸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조광래 감독 시절 일본에 당했던 0-3의 치욕적 패배, 이른바 '삿뽀로 참사'를 설욕하고 싶다는 뜻을 피력한 셈이다.

     

    하지만 지난 9(한국시간) 말레이지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린 2014 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조추첨에서 톱시드의 한국은 이란, 우즈베키스탄, 카타르, 레바논과 함께 A조에 편성됐다.

     

    최강희 감독이 최종예선에서 만나기를 희망했던 일본은 앞선 3차 예선 최종전에서 홈 그라운드의 이점과 가용 유럽파 선수들을 모두 출전시키는 총력전을 펼쳤음에도 불구하고 우즈베키스탄에 0-1로 어이없이 패하며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포인트에서 한국에게 추월을 허용, 최종예선 조 추첨에서 톱시드를 빼앗긴 채 톱시드의 호주와 이라크, 오만, 요르단과 함께 B조에 편성됐다.

     

     

    최 감독의 입장에서나 일본에게 설욕을 바라는 축구팬들의 입장에서 볼 때 다소 아쉬운 결과일 수 있으나 대표팀에게 있어 이번 최종예선의 최우선적인 목표가 브라질월드컵 본선 티켓을 획득하는 것이라고 본다면 일본을 최종예선에서 피한 것은 분명 다행스러운 일이다.

     

    그 이유는 분명하다. 한일전이 갖는 특수성 때문에 한일전 경기결과에 따라 최종예선 전체의 결과를 그르칠 수도 있는 위험부담을 덜어냈기 때문이다.

     

    한국과 일본의 A매치는 아시아 국가간의 맞대결이기는 하나 FIFA가 주목할 정도로 그야말로 세계적인 라이벌전이다.

     

    잉글랜드-아르헨티나, 잉글랜드-프랑스 등 국가간 축구대결이 과거 역사에 따른 국민적 감정이 개입되는 경우가 많은 사실을 감안하면 한일전이 갖는 치열함은 충분히 이해가 되는 측면이 있다.

     

    스페인의 역사와 민족적 감정이 개입되어 있는 바르셀로나와 레알 마드리드의 엘 클라시코나 종교적 요소가 개입되어 있는 셀틱과 레인저스의 올드펌 더비등 유럽 클럽축구 전통의 더비 매치와도 닮아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그런 이유로 친선경기가 아닌 아시안게임, 올림픽, 아시안컵 등 주요 국제대회에서 벌어지는 한일전은 언제나 외나무다리 승부다.

     

    1993년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1994 미국월드컵 최종예선에서 한국은 일본에게 경기 내용과 스코어에서 모두 완패, 그 충격이 최종 예선 전체의 결과에 까지 악영향을 미치며 예선탈락의 벼랑 끝까지 몰렸었다. 최종전에서 일본이 이라크와 비겨 다잡은 월드컵 본선행 티켓을 놓치고 그 대신 한국이 티켓을 따내는 도하의 기적이 일어나기는 했지만 당시 최종예선에서 일본에게 당한 패배는 두고두고 한국이 일본에 당한 굴욕적 패배로 기억되고 있다.

     

     

    1997년 일본 도쿄국립경기장에서 열린 한국과 일본의 1998 프랑스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에서 당시 차범근 감독이 이끌던 한국 대표팀이 가모 슈 감독이 이끌던 일본 대표팀을 상대로 2-1의 극적인 역전승을 거둔 이른바 도쿄대첩은 한국 대표팀에게 프랑스월드컵 본선 진출 조기 확정이라는 선물을 안겼지만 일본 대표팀에게는 감독 교체라는 뼈아픈 상처를 안겼다.

     

    이번 최종예선에서 한국과 일본이 한 조에 편성됐다면 그와 같은 상황이 재현되지 말라는 법이 없다.

     

    대략 1년 동안 대장정을 이어가는 월드컵 최종예선에서 한일전과 같은 경기는 양팀 선수들에게 필요 이상의 부담을 안길 수 있다. 이번 최종예선의 목표가 그저 조2위 안에 들어 월드컵 본선행 티켓을 획득하는 것이라면 최종예선 일정 전체를 놓고 합리적인 승점관리가 필요하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더더욱 그렇다.

     

    한국이나 일본이나 두 팀간의 맞대결은 냉정하게 본다면 최종예선에서 상대해야 할 4개 팀 가운데 한 팀과의 경기에 불과하다. 그런 시각에서 볼 때 한국에게 일본이 또는 일본에게 한국이 패할 경우 패한 팀은 최종예선 전체의 팀 페이스가 흔들릴 수 있고, 더 나아가 팀의 존립이 흔들릴 수도 있는 위험이 존재한다면 차라리 피하는 것이 실리적이다.

     

    따라서 한국이나 일본이나 그와 같은 부담스러운 상황을 피할 수 있게 됐다는 점은 분명 양팀에게 다행스러운 결과라고 평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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