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무자격 회장’ 자인한 조중연 축구협회장 기자회견
    카테고리 없음 2012. 2. 3. 19:01
    반응형

    대한체육회가 비리 은폐 의혹이 제기된 대한축구협회에 대한 특정감사를 종료하고 사건의 수사을 검찰에 의뢰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조중연 대한축구협회장이 3일 오후 2시 서울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발생한 사태에 대해 입장을 밝혔다.

     

    조 회장은 불미스런 사태로 대한체육회의 감사를 받은 것에 대해 사과를 했고 체육회의 감사 결과를 수용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기자회견이 진행되는 동안 조 회장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한 내용은 조 회장 스스로 무자격 회장임을 자인하는 듯한 내용들로 가득했다.

     

    한국 축구의 수장으로서 그 자리에 어울리는 윤리의식이나 책임의식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축구협회장으로서 협회 내부에서 회계담당 직원의 협회 재산에 대한 절도와 횡령이라는 중대한 범죄가 벌어졌음에도 이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중대한 범죄를 저지른 직원의 안하무인 격의 협박에 굴복해 형사고발 대신 억대의 퇴직 위로금을 안긴 온갖 부조리에 대해 스스로 통절한 반성을 하는 모습을 찾아보기도 어려웠다.

     

    그 보다는 상황논리는 내세워 어쩔 수 없었다는 입장만을 되풀이 했고, 문제의 직원의 횡령 행위가 절대 범죄에 해당할 만큼의 행위가 아님을 강변했던 기존 축구협회의 입장을 정당화 하는 듯한 아리송한 발언과 더 이상 비리는 없다는 메아리 없는 외침만이 있을 뿐이었다.


     조 회장은 우선 김진국 전무이사와 비리직원이 주고받았다는 합의서에 대해 "김진국 전 전무이사가 은행지점장을 했다. 은행에서 통상적으로 출납, 회계를 맡았던 직원이 퇴직할 때, 은행에서 취득한 비밀에 대해서는 발설을 하지 않는다는 내용의 서약서를 쓰고 나가는 것으로 알고 있다. 김 전 전무이사가 은행에서 했듯 그런 의미의 각서를 주고받은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축구협회 차원에서 전례가 없었던, 전적으로 김 전무의 개인적 경험에 근거한 즉흥적 일 처리였음을 시인한 셈이다.

     

    조 회장은 비자금 의혹과 함께 비리직원에 15천만 원의 퇴직 위로금을 준 이유에 대해 "대표팀감독교체 등 시끄러운 상황에서 일시적으로 모면을 하기 위해서 처리를 했고 협회 내부적으로 희망퇴직이라는 항목을 가지고 있던 기간(노조와 협의 중)이었던 것으로 안다. 그런 판단을 하고 지급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는 이 같은 사실을 언제 알았느냐는 질문에 "인사위원회가 끝나고 그렇게 결정을 했다고 한 뒤, 보고를 받고 알았다."고 했고, 김진국 전 전무와 직원 A씨가 주고받았다는 각서를 봤냐는 질문에 "못 봤다. 어제 누가 '회장님, 그런 것이 있는데 보시겠습니까' 하길래 지금까지 안 봤는데 이제 와서 볼 필요가 있을까 했던 기억이 있다."고 말했다.

     

    결국 일시적인 비난 여론을 모면하기 위해 원칙에도 어긋나고 정의롭지도 못한 일에 억대의 돈을 쓰게 된 상황에서 회장이란 사람이 원칙과 윤리에 눈을 감았고 그나마도 나중에 보고를 통해 알았을 뿐만 아니라 문제의 각서도 지금까지 확인도 안 했다는 말이다.

     

    축구협회 임원들도 법인카드를 유용했다는 의혹에 대해 "카드 내역을 일일이 항목을 들여다보고 그러지는 않았지만 우리 직원이나 임원들이 무슨 룸살롱이나 다니는 사람은 없다고 확신한다. 식사를 했거나, 골프 정도에 사용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회장으로서 협회의 중대한 비리 의혹에 대한 기초적인 사실관계 확인 조차 하고 있지 않음을 자인한 셈이다.

     

    1년에 1천억 원을 주무르는 축구협회 행정과 예산집행이 이렇게 주먹구구식으로 이뤄지고 있었음에도 회장이란 사람이 예산집행을 전무가 전결로 처리하고 회장은 그런 부분에 대해서 결제를 안 하는 관행을 그대로 따랐다는 조 회장의 설명은 그가 그 동안 얼마나 협회 살림살이에 무관심했는지를 증명하는 것이라 아니할 수 없다.

     

    조 회장은 김 전 전무가 해당직원이 '카드를 유용했지만 돌려놓은 것은 큰 문제가 아니다'라고 강변한데 대해서도 "최종 책임자는 나라고 생각한다. 이 문제는 최소한도 우리 내부적으로 협의를 통해서 체육회와 한 번 더 논의를 하는 것이 도리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런 판단을 한 것."이라고 아리송한 해명을 했다.

     

    편의점에서 고용한 점원이 가게에서 물건을 몰래 훔쳤는데 점주가 그 사실을 나중에 알자 점원이 훔친 물건을 도로 반환한 데 대해 이런 행위가 죄가 되는지 안 되는지 피해자인 점주가 편의점 본사에 물어보는 게 점주의 도리라는 말이다.

     

    한국 축구의 수장이란 사람의 입에서 나온 말이라고는 믿어지지 않는 괴변중의 괴변이다.

     

    더 가관은 내년 축구협회장 선거에 출마할 의사 있냐는 물음에 대한 답변이었다.

     

    조 회장은 "모든 것에 연연하지 않고 남은 10여 개월 동안 열심히 하겠다고 말한 것이 전부라며 지금 내 판단에 그렇게 말한 것은 선거가 중요한 것이 아니고 월드컵, 올림픽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연연하지 않겠다는 것은 충분히 상상하실 수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일부 언론에서는 조 회장이 차기 축구협회장 선거 불출마를 시사한 것이라고 해석했지만 필자의 귀에는 대표팀의 브라질 월드컵 예선 상황과 런던 올림픽 성적에 따라 거취가 달라질 수도 있음을 밝힌 것으로 들렸다.

     

    결국 국제대회 성적이 좋아 축구협회에 대한 여론이 좋아지면 자연스럽게 차기 회장 선거에 출마하겠다는 속내를 교묘히 암시하고 있는 말로 들린다는 말이다.

     

    무슨 사고가 터질 때 마다 부하 등뒤에 숨어서 부하를 총알받이로 내모시던 회장님께서 언론과 여론의 비판에 마지못해 나선 기자회견에서 스스로 무자격 회장임을 까발렸다.

     

    만약 내년 조 회장이 내년 축구협회장 선거에 슬그머니 출마해 당선이 된다면 대한축구협회를, 그리고 한국 축구를 바라보는 세계 축구계의 시선이 어떨지 벌써부터 얼굴이 화끈거린다



    반응형
Designed by Ti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