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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정환 은퇴경기 '거부'? '강태공 언론'의 용어선택 유감
    카테고리 없음 2012. 1. 30.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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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 아침 스마트폰으로 인터넷뉴스를 검색하다 보니 눈에 띄는 기사제목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안정환, 은퇴 경기 거부 '속사정은 무엇?'

    제목만 놓고 보면 미루어 짐작컨대 최근 현역 은퇴를 선언한 안정환이 대한축구협회에서 마련해 주겠다고 제안한 은퇴경기를 '거부'했는데 거기에는 말못할 속사정이 있다는 내용의 기사일 것으로 보였다. 

    추측의 깊이를 더 해보면 안정환이 축구협회에 뭔가 좋지 않은 감정을 가지고 있던 상황에서 축구협회가 은퇴경기를 제안했고, 안정환이 이에 대해 작심하고 거부의 입장을 나타낸 것처럼 추측할 수도 있는 제목이다. 

    실제로 문제의 보도에 따르면 김주성 대한축구협회 사무총장은 지난 29일 "안정환처럼 국위선양한 대표선수를 예우하는 것은 바람직하다고 본다"며 "안정환의 은퇴식 또는 은퇴경기를 여는 것을 긍정적으로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고, 최강희 대표팀 감독은 더 나아가 "다음달 25일 우즈베키스탄과의 평가전에 안정환을 발탁해 전반 5분 내지 10분 정도 뛰게 하는 것도 좋은 방안일 것 같다"고 언급, 안정환에게 현역은퇴 경기를 열어주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런데 안정환은 이 같은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하지만 은퇴경기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은 내용을 살펴보면 제목처럼'거부'라는 단어를 사용하기에는 부적합 상황이었다.  


    내용인 즉슨 안정환은 에이전트를 통해 "한국 축구 명운이 걸린 2월29일 쿠웨이트와의 2014년 브라질월드컵 아시아 3차예선 최종전을 앞두고 개인을 위한 은퇴경기는 맞지 않다"는 뜻을 전했다. 쿠웨이트전 최정예 멤버를 위한 예비고사에 조금이라도 누를 끼치지 않겠다는 입장인 셈.

    이 같은 입장에 대한 적절한 용어는 '거부'가 아닌  '고사' 내지 '정중히 사양' 정도가 아닐런지...

    요즘 포털에 뉴스를 공급하는 언론들이 이른바 '제목 장사' 또는 자극적 제목을 이용한 '낚시질'에 열을 올리고 있다는 사실은 많은 누리꾼들로부터 지적되고 있는 상황이고, 종종 이 같은 부적절한 제목으로 인해 뉴스 속의 당사자가 불필요한 오해를 받는 경우도 있어 이 같은 부작용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소위 '주류 스포츠 언론'을 자처하는 언론사에서 이 같은 '강태공 언론'에서나 나올법한 '애매~~한' 제목의 기사를 내보냄으로써 오랜 기간 축구로 국위선양을 펼친 선수의 마지막 이미지를 훼손시킬 수 있음을 해당 기사를 작성한 기자나 제목을 뽑고 발행한 데스크에서 다시 한 번 인식할 필요가 있다.

    언론이 목숨처럼 지켜야 할 가치인 '사실 보도'의 범위에 제목도 예외가 아니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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