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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격수로 첫 선발' 구자철의 최악 평점...뭐가 문제였나
    카테고리 없음 2012. 1. 22. 1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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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년말 박문성 SBS 축구해설위원은 '네이버'에 기고한 칼럼에서 차범근 전 수원블루윙즈 감독이 구자철의 소속팀 볼프스부르크 감독과 만나 나눈 대화 내용을 소개했다.

    칼럼에 따르면 차범근 감독은 12월 초 독일을 방문, 개인일정을 마친 뒤 구자철을 만나기 위해 볼프스부르크 팀 훈련장을 찾았다. 독일 진출 이후 좀처럼 제대로 된 출전 기회를 얻지 못하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구자철에게 어떤 문제가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서였다. 

    마침 볼프스부르크의 펠릭스 마가트 감독은 1980년대 함부르크의 공격형 미드필더로 뛰어 차범근 감독과는 아는 사이였으므로 두 사람은 솔직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는데 마가트 감독은 차범근 감독이 구자철이 한국 대표팀에서 처진 스트라이커로 뛰었다고 알려주며 구자철이 근래 한국 선수 중 처진 스트라이커 위치에서 가장 놀라운 능력을 보여준 선수라고 전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마가트 감독은 거듭 '구자철이 처진 공격수 위치에서 뛰었단 말인가?'라 물으며 놀라운과 당혹감을 표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마가트 감독도 구자철이 국내에서 중앙 미드필더로 활약했다는 이야기는 전해 들었으나 중앙에서의 움직임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자 수비형 중앙미드필더 보직을 맡겨 미드필드 중앙에서 약간 아래에 처져 공과 공간을 지키면서 공격과 수비의 균형을 잡아주는 한편 역습 기회가 나면 전방으로 진입하는 역할을 부여했다. 셀틱의 기성용과 같은 성격의 역할이다.

    하지만 구자철은 마가트 감독의 기대와는 다소 효율적이지 못한 움직임을 보여줬고, 그러다보니 구자철의 포지션은 측면 미드필더로 변경됐다. 측면 미드필더는 구자철이 이전에 뛰어보지 않았던 생소한 포지션이긴 했지만 적어도 마가트 감독의 그와 같은 판단은 구자철이 볼프스부크에 기여할 수 있는 포지션으로서 어느 정도는 괜첞은 선택이었다고 여겨졌는지 이후 구자철은 몇 경기를 선발로 출전했다.

    문제는 짧은 출전시간이었다. 구자철이 측면에서 뛰는 전술을 90분 내내 가져가겠다는 생각을 마가트 감독이 갖기에 구자철의 움직임이 충분히 만족스럽지는 않았다는 말이다.   

    휴식기를 마친 분데스리가가 후반기를 맞았고, 구자철은 FC쾰른과의 후반기 첫 경기에 선발출전했다. 그런데 그의 포지션이 또 바뀌었다. 이번에는 최전방 공격수였다.

     


    차범근 감독의 조언을 마가트 감독이 받아들였는지는 알 수 없으나 마가트 감독은 구자철을 최전반 공격수로 선발기용함으로써 그의 공격적인 역량을 실전에서 확인해보려 했다. 하지만 팀 전체로 보나 구자철 개인적으로 봤을 때 결과는 만족스럽지 못했다.

    미드필더가 아닌 최전방 공격수로 선발 출전한 구자철은 이날 후반 29분 지오반니 시오와 교체될 때까지 74분간 활약했지만 공격포인트를 올리는데 실패했다. 공교롭게도 구자철이 벤치로 나온지 4분만에 세바슈티안 폴터의 헤딩 결승골이 터져나오며 볼프스부르크는 1-0으로 승리했다.

    경기 직후 독일의 '빌트'는 구자철에게 양 팀 선수들 가운데 가장 좋지 않은 평점 5점을 부여했다. 빌트지의 평점 체계가 1~6점까지 부여되는 평점에서 좋은 활약을 펼칠수록 낮은 점수를 받고 평점 6점의 경우 퇴장을 당하거나 팀에 결정적인 악영향을 끼친 선수에게 부여된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구자철의 평점 5점은 사실상 최악의 평가다.

    '팔은 안으로 굽는다'고 이같은 야박스러운 평점은 구자철의 조국의 축구팬으로서 야속한 마음이 드는 것이 사실이지만 공격 포인트를 올려야 하는 역할을 부여받고 선발출전한 선수로서 구자철이 이날 분명 기대이하의 활약을 펼쳤음은 부인하기 어렵다.   

    패스 성공률이나 풍부한 활동량, 상대와의 일대 일 경합에서 재치있는 움직임으로 좋은 기회를 만들 수 있는 실마리를 찾는 모습은 분명 긍정적이었지만 그야말로 결정적인 기회를 스스로 만들어내는 능역을 발휘하지 못했다. 

    특히 구자철이 제주 유나이티드나 대표팀에서 보여줬던 특기랄 수 있는 페널티박스 언저리에서 날리는 과감하고 위협적인 중거리 슈팅이 전혀 없었다는 점, 자신이 키커로 나선 코너킥 상황에서 상대 수비진에게 전혀 위협감을 주지 못했던 점은 이날 경기에서 구자철이 자신의 장점을 충분히 드러내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팀에도 별다른 기여를 하지 못했다는 평가와 함께 최악의 평점을 부여받아도 구자철 본인이 별로 할 말이 없는 부분이었다. 

    마가트 감독은 최근 구자철의 이적을 또 한 번 막았다고 알려져 있다. 구자철이 마가트 감독과 팀에 필요한 선수라는 사실을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그리고 후반기 첫 경기에 구자철은 모처럼 자신이 의욕을 가질 수 있는 포지션에 출전했다. 하지만 구자철은 이날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활약을 펼쳤다.

    구자철에게 지금 필요한 것은 자신의 장점을 두려움 없이 드러내는 것이다. 이른바 '이타적인 플레이'는 구자철 본인이 자신의 장점을 충분히 마가트 감독이나 팬들에게 인식시킨 다음에 추구해도 늦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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